경산시, 지역 특화산업인 '화장품 산업' 총제적 부실

대구한의대 의존도 과다, 업체선정, 경제성 등 여러 문제점 경상북도 감사과정에서 밝혀져

글로벌 코스메틱센터 전경.[사진=경산시]

그간 설립과 운영에 잡음이 무성했던 경북 경산시의 특화산업 종목인 화장품 산업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중이다.
 
이는 경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 특화단지 부실과 주된 실행 기관인 대구한의대와의 지나친 의존관계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경상북도 감사자료'에서 드러나고 있다. 
 
경상북도 감사자료에 따르면 국·도·시비 총 228억원의 공적인 자본이 투입된 코스메틱센터는 현재 가동률이 10%에 불과하고 여기에 경산시는 화장품 특화단지에 회수 불능의 시민혈세 143억원을 지원했음에도 내세울 만한 변변한 실적조차 없다. 뿐만 아니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북 화장품산업은 ‘종합부실세트’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경북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해 건립한 코스메틱센터 운영 부실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지역사회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센터의 운영은 사실상 대구한의대에서 하고 있어 대학에 대한 의존도가 전방위에 걸쳐 절대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특정대학을 위해 막대한 국·도비를 투하해 과도한 특혜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상도와 경산시의 화장품산업 보조금이 대구한의대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며 지역 화장품업체들 사이에는 “대구한의대가 아니면 경북의 화장품산업이 안되냐”는 비판도 거세다. 
 
그러나 대구한의대는 전국 최초로 향장학과를 신설하는 등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화장품 관련한 노하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경상북도와 경산시는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한의대에 의존하는 경북 화장품산업의 현실은 코스메틱센터를 대구한의대 컨소시엄에 위탁운영을 계약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박람회에서 지역 화장품업계의 제품을 둘러보고 있는 최영조 경산시장.j[사진=경산시]

코스메틱센터의 위탁운영업체인 ‘경북화장품산업진흥원’은 대구한의대,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등 3개 기관이 컨소시엄으로 출범한 업체다. 경상북도와 경산시는 228억여원을 들인 코스메틱센터의 위탁운영업체를 지정하기 위해 대구한의대 컨소시엄에 과도한 특혜를 베푼 것이 경상북도 감사 과정에 밝혀졌다.
 
대구한의대를 배제하고는 코스메틱센터의 운영이 안 된다는 ‘대구한의대 집중 의존도’가 그 특혜의 원인이 됐다. 또한 경산시는 코스메틱센터의 위탁운영업체인 경북화장품산업진흥원을 선정하기 위해 행정재산의 관리위탁 절차부터 위반했다.
 
경산시는 용역을 통해 코스메틱센터의 운영방식을 사용수익허가 방식의 민간위탁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분석하고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0조에 따라 입찰을 진행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이하 온비드)을 이용해 입찰공고 및 개찰·낙찰 선언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경산시는 센터의 사용·수익허가를 위해 입찰, 지명경쟁, 수의 중 한 가지 방법을 택하지 않고 협상에 의한 계약방법으로 대상자를 모집했다.
 
또한 온비드를 이용하지 않고 지자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제2항에 따른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해 입찰했다. 입찰이 2회 단독응찰로 유찰되고 수의계약이 가능해진 상황에 경산시는 기존 제출제안서에서 70점 이상을 획득했던 ‘사단법인 경북화장품산업진흥원’과 계약이 예정됐다. 하지만 경산시는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았으며 정량평가 점수도 부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약일이 임박한 2020년 4월 6일 설립된 신생업체인 ‘주식회사 경북화장품산업진흥원’을 수탁자로 선정했다.
 
이유는 사단법인과의 계약이 계약법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식회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두단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형식이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로 달랐지만 회사 내부사정은 모두 대구한의대가 참여한 컨소시엄에서 설립한 회사다. 결국 코스메틱센터의 운영권이 대구한의대 컨소시엄에 귀속될 수 밖에 없게 됐다 .
 
이에 대해 지역 화장품업계는 “화장품 연구원들을 다수 보유한 대구한의대와 맞설 업체가 대구·경북에는 없다”며 “이 때문에 경북 화장품 산업의 대구한의대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업체들의 영세성이 대구한의대 의존도를 더욱 키워가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화장품업계 영세업체들 사이에는 “협회를 구성해 기술력과 영업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지역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지역업체들에 나눠주는 제품개발비, 마케팅 지원비 등의 지원과 같이  보다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지역 특화산업의 진정한 육성책일 것”이라고 내실있는 지원을 호소했다.
 
또한 “지역의 여러 업체들 상호간의 자유롭게 경쟁을 통한 경북 화장품 산업의 체력과 내실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