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미·중, 러시아 둘러싸고 연일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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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3-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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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바이든-中 시진핑 전화통화 후 갈등 격화

  • "中 어디로 갈지 결정해야" VS "제재 해법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은 3월 18일 오전 9시 3분(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10시 53분까지 1시간 50분간 화상 통화를 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과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둘러싸고 연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하면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미국의 경고에도 대(對)러시아 제재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21일 인민망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20일) 람타네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제 지역 분쟁을 해결하는 데 전쟁과 제재만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다"라며 "대화와 협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이러한 방향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국제적 분쟁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하고 당사국은 조속히 전쟁을 멈춰야 한다"며 전쟁과 제재를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피력하기도 했다. 

앞서 친강(秦剛) 주미 중국대사 역시 20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대러시아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 대사는 이날 중국이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할 것이냐는 질문에 "순진한 척하지 말라"며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다"며 "러시아가 비난받는다고 해서 물러난다면 난 놀랄 것이다. 제재를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 대사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지원 의혹과 관련해선 "중국은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 경제, 금융, 에너지 기업 (관계)을 갖고 있다"며 "이는 두 주권국가 간 정상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 동참 요구에 재차 선을 그으면서도 우방인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관계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 제공 주장을 허위 정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식품과 약품, 침낭, 분유를 보내는 것이지 무기와 탄약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며, 정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미국은 러시아를 도울 경우 중국도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앞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통화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상응하는 후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시 주석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면서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속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같은 날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표명하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CNN 방송을 통해 중국에 러시아 지원 시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렸다며 "중국이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며,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지 말고, 러시아의 침공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고, 옹호의 여지가 없는 것을 방어하는 위치에 있어선 안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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