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준비 절차가 순항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향하겠다는 목표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21일 밝혔다. 회사는 증권사의 제안서를 받아 상장 주관사 예비후보자를 선정한 후 다음 달 중 주관사단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향후 선정된 주관사단과 협의해 확정할 예정이지만, 빠르면 내년 하반기 상장도 가능하다는 목표다.
박경일 대표이사(CEO)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이 ESG를 선도하는 환경사업자로 전환하는 원년"이었다면 "2022년은 성공적인 IPO 달성을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해"라고 밝히며 내년 IPO를 통해 '아시아 1위 환경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왔다. 당시 이 물꼬를 튼 것이 바로 국내 대형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 인수였다. 이후 회사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하며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로 인수했고, 이 결과 국내에서 선도적인 환경사업자의 지위를 다졌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수처리와 사업장폐기물 소각 부문에선 각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과 폐기물 매립 부문에선 2위와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불트온 전략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사·연관 업체를 집중적으로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방법이다.
지난달에는 '테스' 인수를 통해 기존의 폐기물 관리 사업을 유망 친환경 산업인 순환경제 환경사업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에도 박차를 가했다.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IT 기기·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기업 중 세계 최다 거점을 보유한 업체다. 해당 M&A를 통해 회사는 소각·매립 방식 등 기존의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 중심의 환경사업을 넘어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지향하는 3R(Reduce, Reuse, Recycle)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비전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RE100(100% 재생에너지 활용)·해상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며 SK그룹의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 실현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유명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함께 '블룸SK퓨얼셀'을 공동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에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블룸에너지의 지분을 취득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했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0월부터 경북 구미공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을 실현한 수소연료전지(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생산 중이며, 올해 2월부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내는 친환경 수소 생산 시설(SOEC·고체산화물 수전해기) 실증에도 성공적으로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기자재인 하부 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 경영권 확보와 올해 1월 베트남 나미솔라(Nami Solar)와의 협력을 통한 현지 베트남 지붕 태양광 사업 진출 역시 최근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다.
특히, 회사는 IPO에 대비해 신용등급과 부채비율 등 재무 안정성 개선에도 각별한 주의를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의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하면서 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지난달 출범한 'SK에코엔지니어링'의 상환전환우선주(지분 50.01%)를 매각해 4500억원의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또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사모펀드(PEF) 대상으로 한 약 6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발행과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총 1조원가량의 추가 자본 확충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성옥 SK에코플랜트 Corp. Strategy 센터장은 "2023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해 IPO 절차에 본격 돌입한 만큼 대내외 금융시장을 고려해 효율적인 IPO 전략을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면서 "규모의 경제 전략에 따라 다수의 환경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이미 국내 최대 환경사업자 위상을 확보했고 수소연료전지·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2023년에는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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