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거주자인 김모씨는 미국에 직접 투자할 목적으로 현지법인에 5만 달러를 송금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은행 측에 해외직접투자자금임을 밝히지 않고 송금했다가 관계당국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과태료를 부과받은 뒤에야 외국환거래법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송금한 것을 후회했다.
개인과 기업이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보고 의무를 잘 알지 못해 과태료·경고, 수사기관 통보 등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해마다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금융감독원이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외국환 거래 규제를 위반한 1408건 중 1325건에 대해 과태료 또는 경고 조치를 하고, 이 중 83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외국환 거래 법규를 위반한 이들은 기업이 771건(54.8%), 개인이 637건(45.2%)으로 파악됐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 거래로 신고해야 하는 자본 거래는 △해외직접투자 △해외 부동산 취득 △금전대차 △증권 취득 △해외예금 △증여 등이다. 외국환거래법상 거래 당사자는 신규 신고나 변경 신고, 지급·수령 절차를 준수하는 등 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사례 거래유형별로는 해외직접투자가 전체 중 48.1%(678건)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해외직접투자는 1달러만 투자하더라도 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연간 거래금액이 5만 달러 이내로 은행 확인을 받았을 때 신고가 면제되는 일반적인 자본거래와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직접투자에 이어 금전대차 15.3%(215건), 부동산 거래 12.5%(176건), 증권매매 6%(84건)로 위반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역외금융회사·보증 등 자본거래, 지정거래외국환은행 이외 은행을 통해 외국환을 지급·수령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사례 등 기타 거래 역시 255건(18.1%)으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위반 사례 두 건 중 한 건(55.5%)은 단순 신규 신고 의무 위반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변경신고 494건(35.1%), 보고 108건(7.7%), 지급·수령절차 준수 등 24건(1.7%) 순이었다. 해외직접투자와 부동산 거래, 증권 매매는 신규 신고 위반 비중이 높았고, 해외직접투자, 금전대차는 변경보고(신고) 의무 위반이, 부동산 거래는 보고서 제출 의무 위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외국환은행 영업점별 외환거래 담당자에 대한 자체 연수를 강화해 거래 당사자에 대한 외국환거래법령상 의무사항을 충실히 안내하도록 유도하고 대고객 홍보를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외국환 거래 시 법상 신고·보고 의무를 인지하지 못하여 과태료, 수사기관 통보 등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면서 "이를 위해 감독당국 차원에서도 외환 거래 관련 유의사항 등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외환 거래 제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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