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시좡족자치구서 보잉737 여객기 추락..."생존자 소식 없어"
21일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현지시간)께 윈난성 쿤밍 창수이공항을 떠나 광둥성 광저우 바이윈공항으로 향하던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서 추락했다. 해당 여객기는 오후 2시 20분쯤 연락이 두절됐으며, 이후 2분 만에 고도가 8000여m 떨어졌다.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23명, 승무원 9명 등 총 132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생존자와 관련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소방당국을 인용해 사고 직후 소방차 162대와 소방대원 761명을 현장에 급파,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사고 현장에 비가 내리고 진입로가 좁은 산길 하나밖에 없어 생존자 및 블랙박스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탑승자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 거의 30년 만에 중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외국인 탑승자가 없다고 동방항공 측이 공식 발표했다.
사고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비상대응팀을 가동하고 탑승자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도 생존자 수색에 전력을 다하고 부상자 치료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면서,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사실 관계를 규명하며 적시에 정보를 공개할 것도 당부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중국 지도부는 류허(劉鶴) 부총리와 왕융(王勇) 국무위원을 현장에 파견하기도 했다.
보잉 날개 꺾이나
이번 여객기 사고는 보잉 737맥스(MAX) 기종의 중국 인도가 재개된 데 이어 민항기 시장 개선으로 보잉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잉 737맥스 운항 재개로 보잉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819억9000만 달러(약 100조3229억원)를 기록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해 54억15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에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보잉 주식을 적극 매수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JP모간은 보잉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70달러를 유지한다고 밝혔고 제프리즈 역시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270달러를 제시했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분석가 피터 아멘트 역시 보잉 737 맥스의 중국 납품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잉을 매수 추천 종목에 추가했다고 CNBC가 16일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세계에서 보잉 항공기를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에서 발생한 만큼, 보잉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이 짚었다. 보잉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운항 중인 737-800기종이 6301대로, 중국에서만 1031대가 운항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도 동방항공이 737-800기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동방항공은 22일부터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의 모든 운항을 중단했다.
이번 추락 사고로 보잉 737맥스의 중국 운항 재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항공당국은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737맥스의 추락 사고로 346명이 사망하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737맥스의 운항을 금지했다. 이후 지난해 말 중국은 약 3년 만에 보잉 737맥스를 대상으로 '운항 적합 비준'을 했고, 보잉 737맥스는 지난 1월부터 운항 재개됐다. 다만 당시 승객은 태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보잉(NYSE: BA) 종가는 185.9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59% 하락했다. 동방항공(NYSE: CEA) 역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6.31% 미끄러졌다. 홍콩증시에서 동방항공 주가는 이틀 연속 6%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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