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 쌓였는데···현대차, 부품난·확진자 증가에 주말 특근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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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3-2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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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코로나 재확산 부품 공급 차질

  • 울산4공장 격리인원 180명 넘어서

현대자동차가 각종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2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그치지 않고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중국발(發) 부품 공급 차질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과 스텔스의 동시 유행까지 겹쳐 생산공장 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공장 전체가 이번 주말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차는 출고 적체 해소를 위해 그동안 토요일 특별근로(특근)를 실시했다. 그러나 반도체와 부품 공급 문제로 특근 자체를 실시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울산공장은 현대차 인기 차종을 다수 생산하고 있다.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팰리세이드’ ‘아반떼’ ‘싼타페’ ‘투싼’ ‘포터’ ‘스타리아’와 제네시스 ‘GV70’ ‘GV80’ 등이다.

이러한 실정에 인기 차종 출고 지연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이달 기준으로 아이오닉5 출고 예상 시기는 12개월 이상, GV80는 9개월, 아반떼는 7개월, 포터는 7개월 정도 걸린다. 투싼은 출고 시기를 가늠하지도 못하는 지경이다. 이번 주말특근 중단처럼 부품 수급난 심화에 차를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와이어링하니스(전선뭉치)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에 따라 제2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와이어링하니스는 자동차 내 전자부품에 전원을 공급하고 각종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선뭉치를 말한다. 자동차 뼈대인 차체 내부에 혈관처럼 깔리는 방식이다.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차종에 따라 맞춤형 제작이 필요해 원활한 공급망 확보가 필수다. 앞서 중국 정부는 산둥성에 대거 들어선 와이어링하니스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공장 전체를 폐쇄한 것이다.

BMW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와이어링하니스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와이어링하니스는 전체 중 45%가 독일과 폴란드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포터는 와이어링하니스 부족에 ‘공피치’가 400여 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피치는 컨베이어벨트는 돌아가고 있지만 그 위에 있어야 할 조립 차량이 없을 때를 말한다. 부품 부족에 차를 만들 수 없다 보니 컨베이어벨트가 비어 있는 채로 돌아가는 일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울산공장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어려움을 더한다. 21일 기준으로 울산 4공장 코로나 격리 인원은 18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는 승용차 기준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올해 8260만대에서 8160만대로 100만대, 내년 9010만대에서 8850만대로 160만대 등 당초 전망치보다 260만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족 등 공급난 장기화에 203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약 2500만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완성차 부품 공급망이 차량용 반도체에 국한하지 않고 언제든지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국가기간산업 보호 측면에서 전략적 차원의 조달 능력 강화가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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