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공약 분석] 윤석열이 의지 피력한 靑개편 핵심은...'王수석 대못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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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2-03-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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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차를 마시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정사상 최초의 '0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탄생 배경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이 있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권력의 핵심 청와대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는 '왕 수석'으로 불리는 민정수석실 폐지가 있다.
 
23일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 들어설 새 정부 대통령실은 크게 '정예화 한 참모'와 '분야별 민·관합동 위원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집무실 근처에 비서실과 민·관합동위 사무국을 배치해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며 국정을 이끌어간다. 

우선 윤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없애고 민정수석실‧제2부속실을 폐지해 기존 청와대 인원을 30% 감축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왕 수석'으로 불리는 민정수석실 폐지다. 민정수석은 민정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 법무비서관실을 총괄하며 인사권과 사정권을 행사해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다"며 폐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법무부, 경찰 등에게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수석비서관 폐지는 '책임장관제' 강화로 연결된다. 청와대 수석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지만 종종 국무위원인 장관 이상의 권한을 행사했다. 각 부처를 사실상 지휘하는 '옥상옥' 역할을 하면서 '청와대 정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을 초래했다.
 
이에 인수위원회 내부에서는 수석비서관 폐지와 함께 현재 영국식 '각료(Minister)'로 불리는 장관 개념을 미국식 '비서(Secretary)'로 교체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장관->수석->대통령이 아닌 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책임총리를 거쳐 보고하는 변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또 하나의 축 '민·관합동위'에는 공무원과 각종 분야 민간 전문가, 정치인 등이 함께 활동하게 된다. 사안에 따라 테스크포스(TF) 방식의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임무가 종결되면 폐지되는 방식이다.

윤 당선인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역동적인 민간 전문가의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어젠다에 반영되게 하는 방안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민·관합동위에서 어젠다를 생산하면 각 부처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비서관들이 그 과정을 조율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관합동위가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회피하려는 용도로 사용되거나 일종의 민간 로비 창구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공무원 신분이 되려면 인사청문회라는 제한이 따르는데 그런(민간에 경륜 있는) 분들이 보다 자유롭게 정부 요인들과 함께 회의를 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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