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對러 수출 통제… 반도체·스마트폰 등 주력업종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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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장문기 기자
입력 2022-03-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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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벨라루스도 포함 57개 품목 제한

  • 당장 산업계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아

  • 장기화땐 글로벌 경제·업계 피해 불가피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을 찾은 시민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말부터 스마트폰·반도체 등 57개 품목에 대한 러시아·벨라루스 수출이 제한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의 대러시아 수출 제재에 발맞춘 조치다. 이번 규제가 당장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산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57개 비전략물자 품목·기술에 관한 대러시아·벨라루스 수출 통제를 26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통제 대상은 △전자·반도체(마이크로프로세서·1차 전지·2차 전지 등) △컴퓨터(병렬 컴퓨터·실시간 운영체제 등) △정보통신 품목(유무선 통신장비·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공유기 등) △레이저·센서 품목(열화상 카메라·반도체 레이저 등) △항법·항공전자(항공기탑재 통신장비 등) △선박·구성품(수중 비전시스템 등) △항공우주·추진 품목(항공기 등)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러시아나 벨라루스에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 수출 허가 심사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제22조에 따른 허가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강화된 국제 사회의 심사 기준도 참고한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동참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비전략물자 57개 품목 등에 관한 대러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유사한 수준으로 대러시아·벨라루스 수출 통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대러 규제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현지에 가전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러시아행 물품 선적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는 침공 초기에 복합적인 원인으로 현지 공장 가동을 멈췄다. 

자동차업계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부터 대러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가 수출 제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이어지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태가 계속되면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 또 다른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중소기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14일 벌인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75%가 이번 사태로 대금결제 차질, 물류 애로, 수출계약 중단 같은 피해를 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수출 통제 장기화만으로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0.01~0.06%p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교역·투자 구조를 고려할 때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대러 제재가 길어진다면 우리 교역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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