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과기한림원') 원장이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두겠다고 선언한 차기 정부에 상시 정책자문 기능을 강화해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24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이 점점 중요해지는 변화를 맞고 있고 올해 미국이 이 분야 예산을 전년 대비 25% 증액할 만큼 과학기술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차기 정부가 과학기술 기반사회로 도약하겠다는 '과학기술 대전환'을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 원장은 취임 1개월을 맞은 10대 원장으로서의 포부와 의지를 밝히고, 올해 과기한림원의 사업 추진 방향과 주안점을 설명했다.
유 원장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과정에 주로 정치인과 경제인이 공헌해 온 것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과학기술인의 공헌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국민들에게 이를 널리 알리고 국민들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도록 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는 인식이 있지만 연구비를 받으면 빨리 결과를 낼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했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만한 연구를 할 환경은 아니었다"면서 "세계 최초의 무언가를 이뤄내 노벨상에 다가가기 위한 연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해 (과기한림원) 회원이 된 분들, 60대가 넘어서도 그 분야에서 최고의 학자인 분들을 특별히 잘 모시는 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과기한림원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오는 6월 11일 노벨상 수상자 5인을 국내에 초청해 진행하는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2'의 개최 계획이 공개됐다. 이 행사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국내·외 석학 25인이 참여해 강연과 양방향 토론으로 최신 글로벌 동향과 이슈를 국민과 과학기술계에 소개하는 자리다.
유 원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은 우수한 논문을 많이 내지만 그에 비해 국제적 영향력은 높지 않다"며 "국내 연구자들이 각 학문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교류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과기한림원은 오는 5월 10일 취임하는 제20대 대통령이 이끌 차기 정부를 대상으로 전문가 풀을 활용해 정책자문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과학기술자문기구에 각국의 한림원 회원들이 포진해 국가정책에 전문가 지식을 활용하고 효율적인 과학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공헌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과기한림원 회원의 참여 확대를 타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기한림원은 만 45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차세대 회원 133명), 각 분야의 최고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중견연구자(정회원 490명),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이끈 70세 이상의 고경력 과학자(종신회원 470명) 등 1100여명의 전문가 풀을 보유했다.
유 원장은 "실질적 자문 기능을 수행하고 효율적인 과학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며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전략에 대해 이해관계 없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원천적인 R&D가 수행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새로운 연구정책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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