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제출 마감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아직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이 많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상장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보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지만 다수 기업이 내부적인 문제로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낮 12시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 기한 내에 내지 못한 상장사는 코스피 16곳, 코스닥 44곳, 코넥스 11곳 등 총 71곳이다.
이 중 관리종목은 총 14곳, 투자유의 환기종목은 10곳, 투자주의 종목은 1곳(중복 포함)이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곳 중에는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상장사가 다수 있다.
우선 최근 위믹스의 회계 처리 문제로 회계업계에 화두로 떠오른 위메이드도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연장신고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위메이드는 암호화폐 위믹스를 유동화한 자금을 '매출'이라고 회계처리했다가 최근 이를 취소하고 선수수익으로 다시 고쳤다. 이에 지난해 기준 매출액도 5606억원에서 3372억원으로 수정될 예정이다.
쌍용차 인수에 나서고 있는 에디슨EV도 아직 감사보고서와 연장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에디슨EV는 최근 4개 사업연도 적자가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에도 지정된 상태다. 여기에 쌍용차 채권단의 쌍용차 인수 반대와 보고서 제출 상황까지 겹친 것이다.
주주들은 쌍용차 인수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상장 유지조차 미지수라며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246억원 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한 계양전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계양전기는 '회계법인이 회사로부터 감사의견 형성을 위한 충분한 증거를 제출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연장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JW그룹에서는 총 4개 상장사 중 2개가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계열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비상장)에 대한 감사 절차가 완료되지 못하면서 모회사 JW생명과학과 지주사 JW홀딩스 모두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외부감사법에 따라 12월 결산법인은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공시해야 한다. 12월 결산법인 주총 시한은 오는 31일로 이미 제출기한을 넘긴 상태다.
이 기한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정기주총 전에는 감사보고서를 내야 한다. 그래야 주총에서 보고서를 채택하고 재무제표를 승인할 수 있다.
만약 주총일까지도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한다면 한국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며, 이후 10일 이내에도 보고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회계법인과 회사 측의 이견이 있거나 다른 합리적인 이유로 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때는 상장사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신고서'를 내기도 한다. 현재까지 연장신고서를 제출한 상장사는 총 37곳이다. 나머지 34개 상장사는 제출이 늦어지는 이유조차 밝히기 어렵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사가 전보다 강화되는 분위기다 보니 보고서 제출기한을 넘기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외감법 개정에 따라 2020년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도입하면서 현재 상장사의 회계감사기간 9년 중 3년은 정부가 기업의 외부감사인을 강제로 지정해 주고 있다.
새로 감사를 맡는 회계법인으로서는 아무래도 전보다 더 촘촘하게 회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고, 회사도 깐깐해진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준비할 것이 많아진다고 증권가에서는 설명한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어쩔수 없이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23개 상장사에 대해서는 행정제재를 면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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