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7거래일 동안 30% 넘게 상승 랠리를 지속하면서 장중 한때 '천슬라'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면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테슬라는 원가율 혁신과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중이다.
24일 나스닥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일 대비 0.52%(5.13달러) 오른 999.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에는 1040.70달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천슬라' 복귀에 성공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장중 1000달러를 상회한 것은 지난 1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장중 1004.55달러를 기록했던 테슬라는 종가로 943.90달러를 기록, 이후 약 2개월 동안 700~900달러 수준을 맴돌았다.
이번 상승 랠리가 특별한 까닭은 테슬라가 사실상 나홀로 질주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속해있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7거래일 동안 경기둔화 우려와 금리인상 불확실성 해소라는 악재와 호재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지난 14일 1만2581.22포인트였던 나스닥 종가는 23일 1만3922.60포인트로 10.66%(1341.38포인트) 급등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기준금리 50bp 인상 가능성 발언이나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될 때마다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테슬라는 달랐다. 상승률은 물론 악재에 대한 내성에 대해서도 차원이 다른 면모를 뽐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는 766.37달러에서 999.11달러로 30.36%(232.74달러) 급등했다. 상승률이 나스닥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또 나스닥이 악재에 반응하며 하락 마감했던 지난 21일과 23일에도 테슬라는 상승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유지하는 중이다.
테슬라 주가 강세의 배경에는 독일 베를리 기가팩토리 가동과 차량 판매가 인상 등 단발성 호재도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을 견인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92만1642대로 전체 판매량(471만7728대)의 19.53%에 달한다. 이달초 배터리 원자재 가격 파동 당시에도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에 전가시킬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는 테슬라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로 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지위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신뢰가 공고해지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 추가 확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는 마스터플랜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서 언급한 마스터플랜3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차례차례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언급한 마스터플랜3의 핵심 내용은 화석연료와 결별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생태계 조성, 즉 원가혁신과 대량생산이다. 지난 4분기 기준 5만 달러에 달하는 평균 판매단가를 신형 배터리 양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일반 자동차 대비 높은 가격이 전기차 시장 특유의 진입장벽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평균 판매단가 하락은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원가혁신을 통해 차량가격을 낮추기 시작하면 자동차 산업은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산업재편이 불가피하다. 내연기관차 가격 수준의 전기차에 자율주행기술이 결합되면 도로의 풍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테슬라발 원가혁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가 몇개나 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 기준이 생산능력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공장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전망"이라며 "수익성뿐만 아니라 물량에서도 다른 업체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모든 기술을 혁신하고 선도하는 테슬라를 다시 매수할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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