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우크라 사태 계기로 관계 개선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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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3-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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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왕이, 뉴델리 '깜짝 방문'...국경 분쟁 후 2년 만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중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오랜 시간 국경 분쟁을 겪어온 앙숙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놓고 비슷한 입장을 취하면서다. 양국은 서방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 제재에 가세하지 않고 오히려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인도 외교부를 인용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왕 부장이 이날 오후 네팔로 이동할 것이라고만 전했다. 외신들은 이날 양국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부장의 인도 방문은 지난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중국 최고위급 인사 방문이다. 앞서 2020년 6월 국경 분쟁 중인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이 유혈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과 인도 간 갈등은 격화됐었다. 

국경 문제는 여전히 양국 간 갈등 사안으로 남아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대두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초 유엔 총회의 대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서 중국과 인도는 나란히 기권표를 던졌으며, 미국 등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루피화와 루블화로 거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오히려 중국보다 직접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는 연일 러시아 제재 행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자이샨카르 장관은 전날 의회 상원에 출석해 인도의 외교 정책 결정은 국익에 따라 이뤄진다며, 특히 인도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인도의 우크라이나 정책은 변함없고 일관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도의 입장은 평화 추구라고 강조하면서 인도는 지속해서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센터 남아시아 전문가인 왕더화는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인도의 입장은 중국의 접근 방식과 유사하다"며 "이는 양국 관계 개선의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사회정치운동가 겸 칼럼니스트인 수딘드라 쿨카르니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중국과 인도에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줬다"고 전했다. 

자오간청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역시 "세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체로 말을 아끼고 있다"며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한 그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국은 인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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