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휘발유 역전 초읽기…물류난‧물가상승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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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3-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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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유럽 지역의 경유 부족이 가격 상승세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화물 운송에 집중된 경유차 운행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물류난과 소비자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리터(ℓ)당 1918.1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판매가격은 같은 기간 대비 ℓ당 7.5원 상승한 2001.9원이다.

경유 가격은 2008년 7월 넷째 주(1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 경신이다. 통상 국내 경유 가격은 유류세 차등적용 영향으로 휘발유보다 80%, 약 200원 저렴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경유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자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코앞까지 추격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경유 가격 상승은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서방은 대(對)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러시아는 원유 수출 금지로 맞불을 놓았으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20%대를 차지하는 유럽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산 경유 의존도가 60%대까지 이르러 전 세계의 경유 공급난을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는 OPEC+(오펙플러스)의 2위 산유국이자 핵심 경유 수출국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유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화물차 다수가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이기에 소비재의 생산단가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경유 소비량 119만2349toe(석유환산톤) 중 수송부문 소비는 87만4776toe로 73.4% 수준에 이른다.

정부는 내달 말로 예정한 유류세 인하 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며, 국제유가 추이를 지켜본 뒤 20% 수준의 인하율을 30%까지 조정하는 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율 확대가 세수 감소와 직결되고 있어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로 매달 약 45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고 있다. 앞서 3개월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는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30%로 인하율을 확대하면 3개월 동안 2조원 이상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편 OPEC+는 내달 원유 생산량을 3월 대비 하루 4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일부 산유국은 구체적인 증산 계획을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가 러시아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3월 27일 서울 지역 한 주유소의 가격 표지판 모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 경유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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