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럽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해상풍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세아그룹 등이 유럽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두산중공업 등 주요 발전설비 기업은 아직 국내 실적 쌓기 단계에 있어 자칫 세계 최대 풍력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 많이 더 빨리, 해상풍력에 속도 내는 EU
28일 유럽의 풍력 에너지 협회인 ‘윈드유럽(WindEurope)’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17.4GW 규모의 풍력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이기도 하다.
기록적인 풍력발전 설치에도 윈드유럽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2030년까지 EU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간 30GW의 풍력발전 설비가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EU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풍력 480GW를 설치하기로 했으며, 유럽 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 국가인 영국은 해상풍력 목표량을 확대하고 연간 풍력 설치 속도를 2배 상향할 예정이다. 독일은 2027년까지 육상풍력 10GW, 2030년까지 해상풍력 9GW를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는 2030년 해상풍력 누적 설치 목표를 10.7GW에서 21.4GW로 확대했고, 벨기에도 같은 기간 누적 설치 목표를 5.7GW에서 8GW로 상향했다.
이 같은 EU의 움직임에 따라 당장 국내 기업 중에서는 세아그룹이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세아제강지주의 영국 생산법인 세아윈드는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시장 1위 기업인 오스테드사와 대규모 모노파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밖에 국내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는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등이 유럽향 해상풍력 구조물을 공급하고 있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유럽의 에너지 독립 니즈가 상승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예상 대비 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간접 혜택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은 아직 실적 쌓기 중, 유럽 진출은 언제쯤?
다만 해상풍력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발전기 터빈 등에서는 아직 국내 기업의 유럽진출 사례가 없다.
관련 기술에서는 국내에서 두산중공업이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상풍력 설치 실적이 적어 해외 수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한림(100WM), 영광 낙월(364.8MW), 전남 해상 1단계(99MW) 등의 주요 풍력 프로젝트가 올해 중 시작되는데 해당 프로젝트로 설치된 발전기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때나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주요 대기업은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SK E&S 등이 있다.
발전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해상풍력 확대가 수반돼야 우리 기업들도 다수의 설치 실적을 기반으로 글로벌 풍력 기업과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 차원의 태양광 공급이 한화솔루션 등을 글로벌 톱티어 태양광 기업으로 만든 것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해상풍력 수출은 무엇보다 실적이 중요하다”며 “아직 국내 기업들의 포트폴리오가 유럽에 먹힐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착실히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동아시아 풍력 발전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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