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 빅3' 중 여 임원 비중 최다 ... 女 인재육성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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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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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지난해 롯데쇼핑 여성 임원 비율이 국내 '유통 빅3'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여직원 평균 근속 연수도 타사에 비해 높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여성 인재 육성과 함께 여성 친화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여성 임원·여직원 비율 등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유통 빅3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쇼핑, 신세계그룹(신세계백화점·이마트), 현대백화점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9.9%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롯데쇼핑이 임원 90명 중 11.1%에 해당하는 10명이 여성 임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7.5% 대비 3.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신세계그룹은 임웜 83명 중 여성이 9명으로 10.8%를 기록했다. 신세계는 38명 중 4명, 이마트는 45명 가운데 5명이 여성 임원이었다. 다만 오너 일가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제외하면 여성 임원은 7명에 그친다. 

현대백화점은 임원 51명 중 여성은 4명(7.8%)에 머물러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여직원 평균 근속도 유통 빅3 중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여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13.6년으로 가장 길었고, 신세계(12.8년), 이마트(10.6년), 현대백화점(5.1년) 순이었다. 

롯데의 여성 임직원 약진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수년간 추진해온 여성 친화 정책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롯데는 육아휴직, 자녀돌봄휴직 등을 확대하고, 근무 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여직원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인재 육성의 출발점을 여성에 두고 2022년까지 여성 임원을 36명에서 60명으로, 책임급 이상 여성 간부를 기존 14%에서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2017년 열린 롯데그룹 여성 임원 간담회에서 "여성 인재들이 능력과 자질을 갖춘다면 롯데 내에서 유리천장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롯데가 최근 순혈주의를 깨고 여성 외부 인재를 수혈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 역시 이러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MD1본부장에 펜디코리아와 샤넬코리아를 거친 이효완 지방시코리아 대표를 선임했다. 롯데백화점의 첫 여성 전무다. 비주얼 부문장에도 현대백화점 디자인팀장이었던 정의정 상무보를 영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유통업 특성상 고객과 임직원 중 70%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성 친화 정책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과 할인점(롯데마트와 롭스), 롯데온 등을 합한 롯데쇼핑 여성 직원은 1만4202명으로, 전체 직원 중 67.49%에 달한다. 신세계그룹(신세계·이마트)은 1만6888명으로 63%에 이르고, 현대백화점도 1753명(56.9%)으로 절반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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