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베트남 공안부에 따르면 호찌민 법원은 베트남에서 같은 한인 교포를 대상으로 강도 살인을 저지른 30대 한인 남성에게 살인과 특수강도 및 절도 혐의로 각각 사형과 징역 14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피고인 A씨에게 피해자 가족의 배상금, 장례비, 정신적 손실 명목으로 2억4000만동(약 1272만원)과 피해자 가족의 건강상 손실에 대한 배상금 5억동(약 265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타인의 재산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2가지 이상의 중대한 정황이 있는 살인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재사회화가 어렵고 매우 중대하므로 근절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집안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뒤 차량까지 훔쳐 달아났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룸메이트 가방 속에 있던 2000달러(약 244만원)까지 훔쳐 도주했다. 그는 호찌민의 한 배낭 여행객 숙소에 숨어있다 범행 발생 나흘 만에 현지 공안에 붙잡혔다.
A씨는 그간 일정한 직업 없이 베트남에 여러 차례 드나들었으며, 지난 2019년 10월 최종적으로 필리핀 마닐라에서 베트남 호찌민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안 당국은 "범행이 악랄하고 2명 이상을 살해하려 시도했다"면서 중대범죄혐의를 적용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왔다. A씨는 법정에서 피해 가족에 죄송하다며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항소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사형집행 국가로 정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5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다만 한국인의 경우 그간 몇 차례 사형선고가 있었지만 실제 집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찌민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베트남 현지에서 사건이 발생해 별도의 한국 기소는 없을 예정이다. 또 강력범죄인 만큼 베트남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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