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이어 가스요금도 인상…정권말 혼란기 틈타 야금야금 올리는 각종 요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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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정석준 기자
입력 2022-03-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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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줄인상...대중교통도 오를까

  • 식품 업계, 원·부자재 인상 이유로 제품 가격 끌어올려

  • "정권 말 예산이 소모된 상태가 물가 상승에 영향"

서울 종로구 청운동 한 빌라의 도시가스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월 전기 요금에 이어 도시가스 요금 인상까지 예고한 가운데 생활필수품 가격도 올라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도, 대중교통 요금을 비롯해 쓰레기봉투 등 생활요금 인상 계획도 나와 정권말 혼란기를 틈탄 기습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반 국민과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1.8%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스요금 인상률은 주택용 3.0%, 일반용 1.2~1.3% 수준이다. 산업부는 이번 가스요금 인상에 따라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서울시 기준 월 2만8440원에서 860원 오른 2만9300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총 9.8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기후환경요금도 2원씩 올라 내달 1일부터 전기요금은 kWh당 6.9원 인상이 예정돼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정권말 공공요금 인상을 노리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하반기 상수도요금 5% 인상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3년간 총 23%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는 향후 3년간 하수도 요금을 평균 10%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도 2025년까지 상하수도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 수요가 억눌려 있다. 철도공사는 정부의 2021~2025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철도 운임에 대한 현실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 요금은 2011년 이후 10년간 요금을 동결해왔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중교통 요금에도 인상 요인이 쌓여 있다. 서울과 대전시는 6년째 대중교통 요금이 묶여 있다. 인천·울산은 2015년 이후, 대구는 2016년 이후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공공요금이 오르면 산업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며 “공공요금에는 정치적인 영향이 개입되기도 하지만 LNG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1인·맞벌이 가구의 생활필수품인 가공식품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즉석밥부터 죽, 포장김치, 냉동만두 등 품목을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즉석밥의 대명사 ‘햇반’이다. CJ제일제당은 31일부터 햇반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7% 인상한다. 마트 주력 제품인 ‘백미 210g 12개’ 묶음 상품은 현재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으로 1000원 올랐다. 편의점 판매 가격은 약 8% 올랐다. 편의점에서 햇반 210g 개별 상품은 기존 1950원에서 2100원이 됐다.

죽 시장 점유율 1위 동원F&B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양반죽 전종 가격을 올해 초부터 15% 올렸다. '양반야채큰죽·양반전복큰죽·양반쇠고기큰죽' 3종 판매가는 4500원에서 5200원이 됐다. 쇠고기와 채소류를 포함한 원재료값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됐다.

배추·쪽파·열무·마늘 등이 들어가는 포장김치도 원재료 가격 상승을 버티지 못했다. 대상은 이달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7% 올리기로 했다. 3.3㎏ 제품 기준으로 약 1000원이 오른 가격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값 상승과 국제 물류비 증가, 인건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제품 원가 압박이 상당히 심해졌다”며 “식품 업계는 원래 마진이 많지 않은데,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하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다”고 전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지원책, 유가 상승 대응, 선거 비용 등으로 정권 말 예산이 어느 정도 소모가 됐다는 점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정권 교체 이전부터 인수위와 정부가 물가를 두고 갈등이 있는 모습에 국민은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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