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부동산 세제 개편을 첫 신호탄으로 윤 당선인의 국정과제 우선순위 윤곽이 드러났다. 이 중 시급성과 입법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겠다는 방안을 먼저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 간사는 31일 브리핑에서 "양도세 중과 배제를 신속히 추진하려는 것은 종부세 부담이 과도한 다주택자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오는 6월 1일 전에 주택을 매도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주고, 매물 출회를 유도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인수위는 양도세·취득세·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전반적으로 높여 놓은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뒤집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다주택자에 대해 투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취득세를 비롯한 종부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대부분의 세금을 중과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 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고, 현행 150%에서 50%로 세 부담 증가율 상한을 낮추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취득세의 경우 원활한 주거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1~3%인 세율을 단일화하거나 세율 적용 구간을 단순화하고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취득세 면제 등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인수위는 이사나 상속 등 불가피한 상속 사유가 있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종부세 과세 기준일 전 1가구 1주택자 특례를 적용하는 법률 개정도 정부에 요청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을 시작으로 윤 당선인의 공약 실현에 나선 인수위는 이날 유류세율 개편 방안도 내놨다. 윤 당선인이 대선 과정부터 당선 직후까지 경제 현안과 민생을 강조해 온 만큼 정책 우선순위에 경제 문제를 전면 배치한 셈이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서민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물가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겠다는 취지다.
최 간사는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20%에서 30%로 추가 인하할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며 "현 정부도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4월 중 시행령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 지원 의지를 강조해 온 만큼 주요 정책에 반도체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도 커졌다.
윤 당선인은 전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전화통화에서도 반도체 분야 협력을 논의하면서 양국 간 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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