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역대 최고 수출에도 무역 적자..."에너지 가격 급등 탓"

3월 수출입 모두 역대 최고...무역수지 1억400만 달러 적자

"에너지 가격 급등하고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 증가"

기업 유동성 확충하고 물류 바우처 확대 등 지원 나서

지난 3월 2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3월 역대 최고 월 수출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중간재 수입 증가 탓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 달러,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7.9% 증가한 636억2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월 수출액은 한국 무역 역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수출 규모는 1728억 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보였다. 수출은 17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2021년 3월 이후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8%)와 석유화학(90.1%)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수출 호조세를 견인했다. 이외 원자재 가공 품목도 20% 이상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무선통신(44.5%), 디스플레이(48.4%), 바이오(24.2%) 등 산업도 증가세 유지에 기여했다.

지역별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무역환경이 악화된 CIS와 지난해 3월 역기저효과가 발생한 EU를 제외한 7대 지역으로의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중국(156억 달러), 아세안(120억 달러), 미국(95억 달러)으로 수출은 역대 월간 수출실적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일본(27억 달러), 중남미(25억 달러), 인도(15억 달러), 중동(15억 달러)도 수출실적 경신을 뒷받침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수출이 처음 감소한 2020년 3월 대비 2년 만에 우리 수출은 빠른 회복을 이어가며 수출 규모가 크게 도약했다”며 “대선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감소하고 러·우 사태 등 불확실한 대외 요건에도 수출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3월 수입액은 634.8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입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올해 3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84억7000만 달러 대폭 증가한 16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문 실장은 “8년여 만에 배럴당 110달러 선을 기록한 원유를 비롯해 3대 에너지원 가격이 모두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하며 3월 수입 급증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산업생산 회복과 수출실적 호조로 생산에 필요한 납사 등 원자재와 철강제품·메모리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등 주요국 경우에도 수입 급증 영향으로 무역 적자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등 한국 무역 환경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기업 유동성 확충과 물류 바우처 확대를 통해 수출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 실장은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에너지원과 공급망 핵심 품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