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발효 2개월] 수출 호조세 이어가는데 새정부 통상 이관 암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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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4-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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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산업부 중심 현행 유지 호소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 2개월 동안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새 정부 통상 이관'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수출 최전선에 있는 업계에서는 산업과 무역 연관성을 강조하며 현행 유지를 호소하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월 1일부터 RCEP를 발효하면서 자유무역 범위를 한층 더 확대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등 총 15개 국가가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박석재 우석대 유통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자유무역 협정 대부분을 성공적으로 이어오며 아세안, 중국 등과도 교역 규모를 키워왔다"며 자유무역 확대가 한국의 수출 호조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 무역은 점점 블록화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자원이 모자라기 때문에 반도체나 제조업 강점을 살려 자유무역을 계속 확대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은 RCEP를 시작으로 올해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는 등 국제 무역 활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준비 중이다. CPTPP는 멕시코·일본·말레이시아·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참여한 경제동맹체다.

하지만 새 정부가 조직 개편 과정에서 통상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외교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무역 실무와 업계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 관련 업무가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산업부에 통상 기능이 있어야 업계 수출입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RCEP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유관기관 등과 각종 설명회를 열어왔다"며 "RCEP가 발효되고 나서 아세안으로 진출에 관심도가 높은 업계에 잘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통상 기능이 외교부로 간다는 말도 나오면서 앞길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한국행정학회는 '산업통상자원부 조직 진단을 통한 조직개편 방안연구 보고서'를 통해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통상 업무가 70% 정도만 이관됐으며 기획재정부에도 기능이 산업부와 중첩되는 통상정책과와 통상조정과 등이 있어 업무 효율이 분산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학회는 "통상을 산업부에서 맡게 되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 확대, 수입 규제, 대처 업무가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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