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슈퍼사이클 기대에도···조선업계, 직원 1900여명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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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4-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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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구조상 실적 반영에 최대 2년 소요

  • 원자잿값 급등도 한몫… 톱3 모두 적자

  • 친환경·스마트선박 전환 속 인력난 우려

최근 조선소 현장에는 '춘래불사춘'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주 호황으로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직원 1900여명이 조선소를 떠났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향후 인력 부족으로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개 대형 조선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직원 수는 3만892명으로 2020년 3만2748명 대비 1856명(5.67%) 줄었다.

같은 기간 3개 중소 조선사(대선조선·STX조선해양·HJ중공업)도 2286명에서 2276명으로 10명(0.44%) 줄어들었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해 국내 조선사 일자리가 1900여개 줄어든 셈이다.

이는 슈퍼사이클 초입을 기대하는 수주 실적과는 큰 차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은 연간 1744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823만 CGT에 비해 두 배 이상,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58만 CGT에 비해서도 82.05% 늘어난 규모다. 2013년 1845만 CGT 이후 8년 만에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각 사]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었음에도 일자리가 줄어든 것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얻은 일감이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조선산업 구조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선박은 수주 후 설계부터 건조, 인도까지 1~2년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조선사는 선박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는다. 따라서 지난해 수주 실적이 수익성으로 연결되려면 최소한 내년은 돼야 한다.

아울러 조선사 측으로서는 건조 대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당장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된 처지다. 실제 조선사는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 영업손실을 나란히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피인수가 막힌 대우조선해양과 7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삼성중공업 직원 수가 각각 6.75%와 6.14% 줄었다. 현대중공업 직원 수가 4.56% 줄어든 것에 비해서는 감소 폭이 컸다.

다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지금 같은 호황기이자 산업 격변기에 인력 부족으로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영향으로 친환경·스마트 선박에 대한 발주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칫 인력이 부족해 일감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등이 가능한 스마트 선박 개발 등을 위해 신속하게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직원이 줄어들기 전인 2020년 1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국내 대형 조선사가 친환경·스마트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 인력을 지금보다 315명가량 늘려야 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현장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전문 인력에 대한 채용·투자를 등한시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실무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 인력을 하루빨리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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