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에 바닥나는 생활지원비... 기다리는 시민만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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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4-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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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지자체 집행률 높아 재정 위기

  • 지자체는 국비 지원 비중 늘려달라 요구

지난 4일 서울역 인근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김모씨는 1월 중순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를 했다. 그는 생활지원비를 신청했지만 "최소 3개월 정도 걸리니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듣고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숨은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생활지원비마저 들어오지 않으니 격리를 충실히 한 것이 손해를 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국민 4명 중 1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자체 예산이 바닥나면서 생활지원비 지급이 기한 없이 미뤄지고 있다. 

6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다수 지자체는 정책 대상자가 늘자 예산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생활지원비 수령이 늦어지고 향후 지원비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시민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 확진자 급증세가 지속되자 중앙과 지방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생활지원비를 1인 10만원, 2인 이상 15만원으로 조정했다. 현재 코로나 생활지원비는 국비 50%와 지방비 50%(시비 33.3%, 구비 16.7%)로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예산 부족이 거론되자 대부분 지자체가 식량과 구호물품 등 생필품 지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재정 여력을 이유로 방역 지원 정책이 혼선을 빚자 일부 시민들은 정책 미흡, 형평성 등을 지적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3월에 자가격리를 한 취업준비생 조모씨는 "본가에서 격리해 다행이었다. 자취 중 격리했다면 심부름 센터 비용, 배달 비용 등 지출이 생겨 늦게 지급되는 생활지원비에 화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코로나 대유행 계산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씨도 "지난해 격리한 사람은 확진자가 아니어도 4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올해는 가족이 다 걸려도 15만원을 지원받는다"며 "올해 격리를 했기에 불공평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생활지원비 지급 지연 사태에 대해 지자체는 확진자 폭증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서울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생활지원비 지원이 몇 달씩 걸리는 것은 지자체 예산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국비가 추가로 내려와야 생활지원비 지급이 원활한데 언제 내려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지방재정 365'를 통해 지자체 생활지원비 세출 현황을 보면 지자체 예산 집행률은 90%를 넘어 재정이 한계 상황에 달하고 있다. 앞선 사례에서 언급된 김씨가 거주하는 고양시 덕양구는 6일 기준 예산집행률이 99%에 달했다. 서울에서도 성북구(95%)와 용산구(93%) 등이 높은 예산집행률을 기록했다. 

예산집행률이 비교적 높지 않은 자치구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날 기준 노원구는 20%, 동대문구는 32%다. 지난달 국비가 지원되면서 재정 상태가 양호해진 것인데, 국비 지원 이전인 지난달 21일 예산집행률은 동대문구가 98%, 노원구가 80% 수준이었다. 1분기가 막 지난 상황에서 오미크론 유행이 계속된다면 이들 지자체 재정 관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최근 생활지원비 국비 부담을 기존 50%에서 80%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국비와 지방비를 동등하게 부담하는 건 재정 기반이 약한 지방정부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송하진 협의회장은 "코로나 생활지원비는 국민 생활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중단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을 더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지자체 예산 부족 문제에 대해 "추경이 더 필요하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상임위 차원에서 관련 추경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국비 지원 비중을 늘리는 것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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