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러시아 S&P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 기록한 48.6에서 44.1로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PMI는 50을 넘으면 제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50을 밑돌면 활동이 수축하고 있음을 뜻한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산량과 신규 주문이 줄며 전반적인 제조업 활동이 줄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평가했다. 특히 수출에 대한 신규 주문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외에도 러시아 경제 전반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한 제재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골드만삭스·국제금융협회(IIF)·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은 모두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0% 이상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IF는 올해 러시아 GDP가 전년 대비 15%까지 수축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CNBC는 전문가들이 내놓은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은 아직까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그간 미국 재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달러화를 융통해 채권 이자를 지불하며 디폴트 위기를 넘겨 왔다. 그러나 4일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오늘은 러시아가 추가로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마감일"이라며 "4일을 기해 미국 금융기관 내 러시아 정부의 계좌에서 이뤄지는 달러 부채에 대한 상환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미국 내 금융기관의 러시아 계좌에 있는 달러로 국가 부채를 상환하며 5월 말까지는 디폴트가 미뤄질 것이라는 보도들이 잇따랐으나, 상황이 바뀐 셈이다.
이에 러시아가 예상보다 빠르게 디폴트를 선언하게 될 경우 러시아의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내달릴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 등에서 민간인 학살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추가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 또한 러시아에게는 큰 부담이다.
윌리엄 잭슨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전쟁의 여파는 러시아를 넘어 중부와 동부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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