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이후 중단된 전구급(theater-class) 한·미연합 야외 실기동 군사훈련(FTX)이 하반기 전격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북한 주장) 시험발사에 대비해 미 공군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우리 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북한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훈련 실시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부터 전구급(戰區級) FTX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북한이 이전과 달리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북한 주장)을 시험 발사하며 2018년 스스로 약속했던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영변 핵단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지에서 시설 복구와 확장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보고대로라면, 전구급 FTX 재개뿐만 아니라 B-1B 랜서와 B-52, F-22 등 폭격기를 비롯해 요격미사일 SM-3를 갖춘 이지스 구축함 등 전략자산도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캘리포니아에서 발사 후 30분이면 평양까지 도달하는 ICBM '미니트맨3'도 미 본토에서 준비될 여지가 있다.
전구급 FTX는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자극을 피해야 한다'는 미국 측 판단에 따라 폐지됐다. 현재 한·미 양국군은 매년 전·후반기 2차례에 걸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만 진행 중이다.
군 내부에서는 전구급 FTX가 빠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도상훈련(CPX)만 실시된 데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말 한·미 국방부가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OPLAN·작계) 수립에 합의한 만큼 “그 검증과 수정·보완을 위해서는 전구급 FTX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군 내부의 대체적 시각이다.
미 군 당국 역시 마찬가지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긴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한·미 간 전구급 FTX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철통 같은 방어태세를 유지하고, 미사일 방어체계는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FTX는 작전 수행에 필수적인 절차와 과정을 연습하는 것으로 매년 적어도 2번의 대규모 FTX를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