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에 나선다. 미국도 별도 방출을 결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면 국내 물가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EA는 이날 비축유 추가 방출을 위한 회원국 간 협의를 진행한다. 지난 1일 긴급 각료회의에서 비축유를 공동으로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을 조율·확정하는 자리다. 각국이 내놓을 물량도 정한다.
추가로 방출하는 물량은 1억2000만 배럴 상당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이 부담하는 6000만 배럴을 포함해 1억20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는 5월부터 6개월간 매일 비축유 100만 배럴을 방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IEA 회원국과 미국이 푸는 비축유는 2억4000만 배럴 상당이다.
대규모 비축유가 연이어 시장에 나오면서 국제유가도 안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국제 사회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유통이 막히면서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 발표가 나온 지난달 8일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IEA 추가 방출 소식에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5.6% 떨어진 배럴당 96.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5.2% 내려간 배럴당 101.0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 국내 물가 오름세도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 국내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지난달 국내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31.2% 뛰자 3월 소비자물가는 4.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당한 전략비축유가 방출되는 건 물가에 긍정적"이라며 "물가 하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상승률을 모두 잡기에는 역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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