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꿀벌 78억 마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원인을 찾는 동시에 피해 농가 지원에 나선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월동 중인 꿀벌 가운데 약 39만 봉군(약 78억 마리)이 폐사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따른 벌꿀 수급이나 작물 꽃가루받이(수분)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겨울 양봉용 꿀벌 사육 마릿수는 평년 255만 봉군보다 6% 적은 240만 봉군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벌꿀 유통량은 수입산 1000t을 포함해 한 해 1만4000t가량이다. 현재 봉군당 평균 생산량은 5.5㎏으로 실제 생산능력인 13.7㎏에 크게 못 미친다. 따라서 폐사로 부족한 물량은 다른 봉군에서 채울 수 있어 공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수분 역시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소비가 많은 벼·밀·보리·콩 같은 곡물과 복숭아·포도는 꽃가루받이하는 곤충 없이도 자가수정을 할 수 있다. 사과와 배는 꽃가루 분사기로 인공수정한다.
하지만 꽃가루받이에 꿀벌을 많이 쓰는 시설원예(하우스) 과일과 채소 등은 단기 피해를 예상했다. 최근 봉군 가격이 크게 오르며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평소 15만~20만원에 거래하던 봉군 가격은 올 3월 들어 15만~30만원으로 뛰었다.
다만 하우스 1헥타르(ha)당 투입할 수 있는 꿀벌은 45.6봉군으로 평년(46.8봉군)과 큰 차이가 없어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를 본 양봉농가를 지원할 방침이다. 농축산경영자금을 빌려주고,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방제약품도 신속히 지원한다.
업계가 요청한 벌 구매 자금은 지자체 자체 추진 사업에서 지원하도록 유도한다. 지금까지 편성한 구매 자금 지원액은 전남 140억원, 경북 109억원, 경남 8억8000억원 등이다. 전북·제주 등에서도 입식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원인 찾기와 재발 방지에도 나선다.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지자체와 함께 이달부터 매월 현장을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신속히 방제 대책을 추진한다. 양봉농가에는 방제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병해충 관리법을 안내해 폐사 재발을 방지할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농촌진흥청·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 복구와 피해 농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하고 "피해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 재발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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