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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통해 산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일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 도중 법흥사터로 추정되는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데 대해 입장을 낸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자신의 SNS에 연재하고 있는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통해 “이틀 전 산행 시 대통령 내외께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언론기사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참 난감하신 것 같았다”고 적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5일 법흥사터를 지나면서 ‘체계적인 문화재발굴조사를 거쳐 기록을 고증하고 그 역사를 불교계와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문 대통령 내외는 부처님 앞에 공손히 합장하고 예를 올렸고 동행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정성껏 예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저 부처님’에 대해 20분간이나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관저 부처님은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1977호)’로 지정된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뜻한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2017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도 “청와대 관저 뒤편에 부처님 한 분이 계시다”며 이 석조여래좌상을 언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은 ‘대웅전 초석을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면서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도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면서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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