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기조에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수급지수는 96.0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13일 조사(96.5) 이후 16주 만에 가장 높았다. 매매수급지수의 기준선은 100으로, 이를 밑돌면 시장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올해 들어 거래 가뭄이 극심했던 강남권의 지수는 지난달 말 85.2까지 주저앉았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9일 대선을 치른 이후 시장에는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수가 5주 연속 상승해 매수자와 매도자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도 발표하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도 호가를 올리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또한 재건축 규제 완화 수혜지로 꼽히는 목동과 여의도동이 포함된 영등포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종로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포착됐다.
영등포구가 포함한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의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90.3에서 90.6으로, 용산과 종로구가 포함한 도심권은 전주 88.9에서 89.6으로 상승 조짐을 보였다.
반면, 이들 지역 외에 동북권(88.1)과 서북권(88.9)의 지수는 여전히 90을 밑돌며 상대적으로 약한 매수세를 보였다. 양도세 중과 면제로 기대 매물이 늘어 지수가 전주 대비 일부 상승하긴 했으나, 소폭에 그친 것이다.
다만,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5주 연속 상승하며 1월 17일(91.2) 이후 11주 만에 9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지난주 89.1에서 90.7로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은 전날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결과와도 궤를 같이 한다. 4월 첫째주(4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p(포인트 보합세(0.00%)로 돌아서며 11주 만에 '마이너스(-)'를 벗어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은 1월 4째주(1월 24일 기준) -0.01%를 나타내며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2월 마지막주(2월 28일 기준)에는 -0.03%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한편, 서울의 전세시장 역시 그간의 적체가 일부 해소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금리인상과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수요가 위축했는데, 최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은행권이 전세자금대출을 다시 푸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1.5를 기록하며 역시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노원·도봉·강북·성북구가 포함된 동북권에선 전주 90.9에서 94.2로 뛰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