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 담당자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두고 지난 8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노사협의회를 통해 2~3월 중 당해 연도 임금인상률을 확정하고 새 임금을 3월 월급날(21일)부터 지급했는데 올해처럼 임금협상이 4월까지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초부터 협상을 벌여온 노사협의회는 임금인상률과 복리후생 개선안을 두고 사측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인 2022년도 임금인상률을 두고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 수준인 기본인상률 15.7%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평균 7.5%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업무 강도는 높지만 확실한 보상이 있다는 '업계 최고 보상 우위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네카쿠라배(네이버·카카오·쿠팡·라인·배달의민족)’ 등 IT기업들이 고액 연봉을 앞세워 인재 모으기에 나서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보상 우위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들도 잇달아 연봉을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평균 임금인상률을 8.2%로 확정해 신입사원은 4900만원을 받는다. LG전자는 작년에도 평균 인상률 9%를 기록했다.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5040만원으로 올려 삼성전자(약 4800만원)를 추월했다. DB하이텍도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14.3% 인상해 삼성전자와 동급으로 맞췄다.
삼성전자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자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 임금 협상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맏형' 격인 삼성전자가 정한 당해 연도 임금인상률을 기초로 각사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는데, 삼성전자가 아직까지 임금인상률을 정하지 못하면서 이들 회사 임금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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