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규모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1281건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21.5%(275건)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5건 가운데 1건을 소형이 차지한 것이다. 부동산원이 월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 비중은 금융권에서 대출 규제를 시작한 지난해 9월(10.5%)부터 10월 12.9%, 11월 18.4%, 12월 18.3%로 높아지더니 지난 1월에는 20%를 넘어섰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력이 떨어진 수요자들이 소형아파트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1~2인 가구 증가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부동산 월간시계열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전용 60㎡ 이하(소형) 매매가는 8억6773만원이지만, 전용 61~85㎡(중소형) 이하는 12억1798만원으로 9억원을 훨씬 넘는다. 85㎡ 초과~102㎡ 이하(중형)의 경우엔 매매가가 16억1059만원으로 15억원을 넘는다. 소형 면적대가 상대적으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가족 단위 변화가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34명으로 10년 전보다 0.78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2인 이하’ 가구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59.7%로 집계된 반면 ‘3인 이상’ 가구는 10년 전 대비 약 12% 줄어든 40.2%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 소형 아파트에 대한 청약경쟁률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에서는 22개 주택형 가운데 9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19㎡B타입의 경우 당해지역에서 참여가 전무했다. 서울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은 2020년 9월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에스아이팰리스’ 이후 약 1년 반 만이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을 통해 총 216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주상복합단지로 서울 내 분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와 함께 소형이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경기남부권에서도 3000가구에 가까운 대단지에서 소형 주택형이 대규모 미계약된 사례가 발생했었다.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자이아이파크는 지난달 미계약된 4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지난 1월 분양한 153가구 중 소형인 39㎡타입이 대부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1월 서울 강북구에 공급된 '북서울 자이폴라리스'의 경우 전용 38㎡와 42㎡에서 각각 50대 1, 71.4대 1의 성적으로 청약을 마감했다. 가장 큰 면적인 전용 112㎡는 36대 1로 경쟁률이 비교적 낮았다.
또한 소형아파트는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가격 상승 폭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1년 4월~2022년 3월) 서울 아파트 전용 60㎡ 이하 매매가 상승률을 11.6%로 집계됐다. 전용 61~85㎡는 23.5%, 85㎡ 초과~102㎡는 14.3%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형 아파트 청약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서울은 수급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입지가 좋은 지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입지, 추후 공급 등을 고려해 청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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