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우리나라 무역이 불안한 시작을 보였다. 4월 초반 수출액 규모가 수입액을 밑돌며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대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 기간 통관 기준 잠정 수출액은 153억3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88억5400만 달러로 12.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5억1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억14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곱절 가까이 커졌다. 한 달 전인 3월 1~10일(-14억9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5배가량 늘었다.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은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액 규모가 늘며 수출 증가 효과가 깎였다. 이달 초 반도체(14.2%)·석유제품(97.0%)·컴퓨터 주변기기(22.5%) 등 수출액은 두 자릿수 증가했다.
하지만 3대 에너지원인 원유(43.0%)·가스(141.6%)·석탄(102.8%) 수입액 증가율은 이를 뛰어넘었다. 원유(30억6300만 달러)·가스(11억 달러)·석탄(5억5500만 달러) 수입액은 총 47억1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4%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이달 1~10일 사우디아라비아 수입액도 62.9%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올 초부터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며 수입액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월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는 등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남은 기간 전망도 밝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길어지는 데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상하이시를 봉쇄하면서 공급망 차질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월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4억52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가 두 달 만인 올해 2월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3월 들어 다시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지만 수입액도 역대 최고로 늘며 흑자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달 10일까지 조업일수는 7일이고, 이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7.7% 늘었다"면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이어 "월초에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더라도 월말로 가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현재 적자액 규모가 세입보다 작아 변동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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