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주식은 물론이고, 채권, 글로벌 원유까지 하락하는 현상은 2018년 10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의 하락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2018년 연준은 기준금리를 7차례 올리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연준은 2017년 3차례, 2018년 4차례 금리를 올렸다. 2017년에는 트럼프 리플레이션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특히 2017년 3분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한 번 건너뛰며 국채 금리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에 들어서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계속 이어갔다. 경기도 확장세를 보이면서 미국 국채 10년물은 3%대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연준은 올해 가파른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의 변수로 경제상황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2018년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결국 정책을 뒤집었지만,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닥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더욱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들은 나날이 움츠러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헬스케어 등 경기 둔화에 탄력적인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현금과 배당주를 선호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면서 "옵션 시장에서도 헤지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옵션 시장에서 다시 헤지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지난 3월 실시한 머니매니저 대상 조사에서 현금 보유액이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었다.
실제로 4월 들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산업 중에서 제약업체 유틸리티 업체 등의 가격이 올랐다. 반면 반도체 업체와 해운회사들의 가격은 하락했다. 신흥시장에서도 주식과 채권이 동반하락했다.
연준이 1994년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에 빠져들면서 경기후퇴를 알리는 경고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이치방크 AG 전략가 빈키 차다와 파라그 타테는 2023년 말 S&P 500지수가 최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경제지표는 아직 양호한 편이다. 미국의 노동시장을 비롯해 소비자금융, 기업의 자본지출 계획 등에서 감지되는 경기후퇴의 신호는 없다. 블룸버그는 "현재 주식시장의 위험 회피가 성장의 공포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평가 공포를 반영하는 것인지를 두고서는 논란이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연준의 매파주의가 여전히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속도 내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동요는 더욱 심해졌다. 미국 국채를 추적하는 블룸버그 지수는 4월에 거의 2% 하락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투자등급 회사채를 비롯해 하이일드 채권을 추적하는 지수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주식, 채권, 유가가 4월을 하락세로 마감할 경우 2018년 이후 모든 주요 자산이 손실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인플레이션에 강력히 맞설 것이라는 연준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야데니 리서치사의 에드 야데니 회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을 때 연준과 싸우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상승, 긴축 통화 정책,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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