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공제회 실적 결산②] '대체' 아닌 '대세'로...금리인상기 맞아 큰손들 대체투자 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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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4-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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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유대길 기자]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 이외 자산 투자를 의미하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는 이제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큰손' 기관투자자들의 어엿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잠시 주춤했지만 엔데믹 선언이 임박했고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대체투자가 다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주요국들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헤지(hedge) 상품으로서 상업용 부동산 등의 투자 매력은 더욱 올라갔다는 평가다. 특히 연기금보다 적극적인 대체투자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공제회들은 중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릴 계획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지난달 31일 미국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과 공동 투자를 위한 합작회사(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른 합작회사는 교직원공제회와 CalSTRS가 각각 3000억원을 투자하고, 현지 자산운용사인 PCCP가 122억원을 추가해 약 6122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주된 투자 대상은 미국 물류시설 등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계기로 CalSTRS와 처음으로 협업하게 됐다. 다만 해외 연기금과 공동 투자를 통해 해외 자산에 투자한 것이 첫 사례는 아니다. 교직원공제회는 과거 미국 교직원 퇴직연금기금(TIAA)와 세 차례 JV를 설립해 미국 부동산담보 대출 상품에 공동 투자를 실행한 바 있다. 

이미 CalSTRS와 여러 차례 JV를 통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바 있는 행정공제회 역시 연초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행정공제회는 CalSTRS와 지난해 설립한 6억 달러 규모 JV를 통해 지난 2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약 1억6000만 달러를 대출 투자했다. 투자 대상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15층 규모 286가구인 멀티패밀리(다세대주택) '더 뷰캐넌(The Buchanan)'이다. 예상수익률은 순내부수익률(IRR) 기준 연 8.4%로 전해졌다. 

물류센터나 멀티패밀리 등 상업용 부동산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기에 효과적인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는다. 금리 인상이 자본 조달에는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물가 상승에 임대료도 연동되면서 헤지 효과가 큰 편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공제회들이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올해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공제회들의 대체투자 비중은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50% 수준을 넘어섰다. 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14조8497억원(56.0%)이었던 대체투자 규모가 2020년 20조6973억원(56.4%)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26조4560억원(62.4%)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증가세는 정체된 곳들도 운용자산 규모가 해마다 큰 폭으로 확대되다 보니 전체 대체투자 규모는 수조원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행정공제회은 대체투자 규모가 2019년 7조8067억원(54.6%)에서 2020년 9조5014억원(58.1%)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군인공제회도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비중이 5조3876억원(46.5%)에서 5조7811억원(45.5%)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조9225억원(48.2%)으로 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군인공제회는 중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7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020년 대체투자 비중이 10.9%로 전년(11.4%) 대비 줄었지만 이후 규모가 확대되며 지난해 12.6%까지 증가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대응하는 금리 인상, 긴축 정책으로 올해 대부분 투자 자산 기대수익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상업용 부동산은 과거 금리 인상 시기에도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전례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투자는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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