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휴맥스EV 및 와이엠텍과 MOU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 물량이 정해진 것은 아니나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급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OU 체결 후 협업이 진행되면 기아는 충전 솔루션을 가진 휴맥스EV를 통해 충전장비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인 와이엠텍으로부터는 전기차 및 충전장비 핵심 부품인 EV릴레이를 공급받아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휴맥스그룹은 지난 2020년 충전장비 개발사인 피에스엔을 인수한 뒤 휴맥스EV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 확장 행보의 일환이었다.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 1위 사업자인 휴맥스는 셋톱박스 사업의 사양화 흐름과 함께 모빌리티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 2019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플랫'을 사들여 휴맥스모빌리티를 출범시킨 뒤, 주차장 운영사 하이파킹, AJ파크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휴맥스 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기아와 전동화 및 모빌리티 사업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전기차 구매, 전기차 서비스 기획 및 운영, 충전 인프라 및 서비스 관련 제휴 등 전기차 중심 협업을 통해 전동화 시대 전환에 공동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MOU 역시 당시 협업 계획의 연장선상으로, 논의 과정에서 전기차 및 충전 장비 핵심 부품사인 와이엠텍도 참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와이엠텍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2939.57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수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핵심 부품 분야의 유일한 국내 공급자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실제 상장 이후 급격한 판매 증가로 기존 생산 시설이 9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23년부터는 청주 인근에 신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번 MOU가 체결될 경우 전기차(기아), 충전장비(휴맥스EV) 분야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요소가 충전소이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 기업들이 먼저 나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이번 MOU 체결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