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선 서울 아파트값...강남·용산 상승 폭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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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4-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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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갈림길에 서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부동산정책 논의를 본격화하자 강남과 용산구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부진은 여전해 서울 전체적으론 양극화가 심화하며 차기 정부의 '속도조절' 압박이 확대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주(1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보합세(0.00%)를 유지했다. 지난주 당시 1월 4째주(1월 24일 기준) 이후 11주 만에 '마이너스(-)'를 벗어난 후 상승세를 유지한 것이다. 

특히, 강북권의 용산구와 강남권의 강남구가 한 주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과 공관 이전을 추진하며 일대 개발 기대감이 일고 있는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은 4주 연속 매주 0.01%p(포인트)씩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한 주 간 아파트값 상승폭은 0.03%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대표적인 서울의 고가 아파트촌인 반포가 포함된 서초구(0.02%)를 넘어선 수치다. 실제, 대선 이후 재건축 대상지인 동부이촌동 소재 단지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에는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면적 140㎡가 단숨에 7억5000만원 오른 가격(4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이후 상승 조짐을 보였던 강남구 역시 한 주 간 0.02%p나 뛰어오르며 0.04%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기존의 압구정 일대 단지뿐 아니라 개포·일원동 소재 재건축 단지까지 확대한 탓이다. 앞서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183㎡에서 한 번에 7억5000만원(52억→59억5000만원)이나 올라 화제가 된 후, 최근에는 대치동 개포우성1차 158㎡에서 무려 15억원(36억→51억원)이나 한 번에 가격이 뛰어올랐다. 

반면, 강북권 주요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각각 -0.02%와 -0.03%. -0.01%의 하락세를 기록해 매매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양새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와 인수위는 '집값 불안' 가능성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모두 지명 직후 차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조절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전날에는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 들어 (집값) 불안심리가 재확산하는 조짐이 있다"며 "하향 안정세의 흐름 속에서 시장을 관리하겠다"고 말해 '시장의 절대안정'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이 변곡점에 있으며 전환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차기 정부의 속도조절론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메시지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5~6년간 부동산시장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부담감에 따른 조정세가 올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으려는 심리로 인해 지역과 상품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는 과도기적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노도강 등 외곽 관문지역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반면,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거 상급지나 인기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은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고 원장은 "인수위와 서울시 모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면서 "이 역시 무조건적인 속도조절이 아니라, 5~10년 중장기에 걸쳐 규제 완화와 재건축 지역의 선후를 구분하는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건물과 국방부 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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