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용산시대 정치·경제학] 구중궁궐 청와대는 이제 그만…담장 없는 집무실서 시민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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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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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美 백악관처럼…"퇴근하고 '토리 아빠' 만나자"

  • 제왕적 대통령 아닌 '소통의 대통령'으로 차별화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기 위한 시작은 새 대통령 집무실이 될 전망이다. 이로써 ‘청와대’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모델로 언급한 백악관처럼 ‘소통’을 강조한 새로운 용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집무실 이전' 1호 지시···"구중궁궐 타파"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 만들어질 새로운 집무실 구성과 관련해 소통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소통의 정치학’이라는 윤 당선인의 철학을 반영해 우선 기존 구중궁궐로 여겨졌던 청와대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게 핵심이다.

윤 당선인은 특히 백악관 구조를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북악산 자락에 있는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실(여민관), 기자실에 해당하는 춘추관 등이 모두 별개 동으로 떨어져 있어 비교적 폐쇄적이며 소통에 부적합한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워싱턴DC 시내 중심가에 있어 ‘내셔널 몰’로 불리는 대형 공원이 있는 남쪽을 제외하고, 동·서·북쪽 3면이 일반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또 백악관 기자실과 브리핑룸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있는 웨스트윙 서쪽과 맞닿은 1층 건물에 있다. 그만큼 집무실과 가까워 언론과 소통하는 데 격이 없다는 시각이다.

시민과 소통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백악관은 철제 담장에 둘러싸여 있어 외부에서 보면 내부가 훤히 보이는 구조다. 백악관 건물 남쪽 긴 잔디밭 끝 지점 담장은 대통령 중앙관저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또 관광을 희망한다면 백악관 경내 투어 제도까지 운용한다.

새 대통령 집무실은 이러한 백악관의 소통 구조를 담아내겠다는 게 인수위 측 구상이다. 핵심인 대통령 집무실은 국방부 청사 건물 3층에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시민공원 방향이어서 윤 당선인이 집무 중에도 시민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100만평 공원 조성···"국민 속 다가가기"

또 기존 청와대와 달리 1층에는 기자실과 기자회견장, 2층에는 비서실을 포함한 주요 보좌관 사무실, 6~10층에는 민관합동위원회 사무국과 회의실 등이 입주해 한 건물에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물리적 공간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의 의지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집무실 1층에 프레스센터(기자실)를 설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통의 정치학 실현을 위한 또 다른 핵심은 ‘용산공원’ 조성이다. 새 대통령 집무실 우측과 남측 전면에는 용산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대 100만평(330만㎡)에 이르는 대형 공원이다. 대통령 집무실 앞마당에 해당하는 전면 공원은 50만평가량이다. 공원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담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당선인은 용산공원과 관련해 “제가 토리(윤 당선인 반려견)를 데리고 돌아다니면 만남의 광장처럼 될 것”이라고 말해 시민들이 퇴근 후 대통령이 아닌 ‘토리 아빠’로서 윤석열을 용산공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용산공원 현실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이 용산 미군기지를 반환하는 속도에 따라 용산공원 조성도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전체 용산기지 중 4분의 1가량인 약 50만㎡를 5월 말 우선 반환받는다. 인수위는 올해 말을 목표로 공원화 작업에 들어간다.
 
한편 인수위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명칭을 정하기 위한 공모도 시작했다. 윤한홍 인수위 청와대 이전TF 팀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권위주의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 국민 속으로 다가간다는 역사적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용산 집무실' 국방부 신청사 층별 활용안[자료=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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