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자동차보험 실적이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감염병이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운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자 자동차 이용이 감소했고 그 결과 자동차사고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보험을 취급 중인 12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전년 대비 7780억원 증가한 3981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79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수익이 흑자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이 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81.5%)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97.8%로 전년(102.2%) 대비 4.4%포인트 하향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보험에서 합산비율 100%를 넘기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는 쉽게 말해 보험사 입장에서 합산비율이 100% 미만이어야 상품 운용 수익이 발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합산비율이 개선된 배경으로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외출을 줄이는 추세가 이어져 자동차 관련 사고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8년 당시 18.8% 수준이던 자동차사고율은 2019년 17.8%로 하락했고 코로나가 본격화된 이후 15%대(2020년 15.5%, 2021년 15.2%)의 낮은 사고율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코로나로 인한 사고율 하락 등으로 자동차보험 취급 관련 손해액이 소폭 증가(2.9%↑)에 그쳤다'며 "반면 보험료 인상과 가입대수 증가 등으로 보험료 수입은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20조2774억원(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보험료 증가율은 3.7% 수준으로 전년(11.6%)과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는 전년도 보험료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2019년 상·하반기 각각 3.1%포인트, 1.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2020년 상반기 3.4%, 2021년 상반기 0.06%포인트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지난 1분기까지는 국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 종식이 가시화될 경우 운행량이 다시 증가해 사고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의 월별 손해율과 합산비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최소화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경상환자 치료비에 대한 과실책임주의, 장기 치료에 따른 진단서 제출 의무화 등 경상환자 보상프로세스 마련을 통해 보험금 누수 방지에 나설 예정"이라며 "여기에 보험사의 손해율 등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 등을 통해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