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4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주목받는 종목이 있다. '셀코리아' 와중에도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들이다. 외국인이 4월 들어 순매수하고 있는 섹터는 통신과 정유, 조선주로 실적 상승 기대감이 작용하는 종목들이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4월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은 제외한 수치다. 지난 1분기 외국인의 총 순매도액이 5조780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2거래일 만에 1분기 총 순매도액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셀코리아' 와중에도 SK텔레콤 주식에 대해서는 순매수하는 모양새다. 4월 외국인의 SK텔레콤 순매수액은 1746억원으로 전체 12거래일 중 11거래일에 걸쳐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206억원, 15일에는 23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풀매수'하는 모양새다. 18일 순매수액은 102억원이었다.
같은 통신주인 KT와 LG유플러스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종목별 순매수액은 KT가 1139억원으로 코스피 3위를 차지했고 LG유플러스는 229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통신주를 순매수 중인 이유는 통신업이 이익 증가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 통신주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5G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대규모로 집행했다. 이는 이들 통신주 실적 성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설비투자가 일정 수준 이상 집행되고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상각이 마무리되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통신주는 5G 투자비용은 컸던 반면 매출 증가는 미미했지만 이제는 매출은 급증하고 있음에도 비용 증가는 제한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호실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SK텔레콤과 KT는 5% 후반대, LG유플러스는 5% 가까운 배당 수익률이 전망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 2위를 차지한 에쓰오일도 통신주와 마찬가지로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대두되는 종목이다. 외국인은 4월 들어 에쓰오일 주식 13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12거래일 모두 순매수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9조7149억원, 영업이익 1조19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76%, 89.4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38조3782억원, 영업이익 2조8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39.74%, 영업이익은 33.35%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1월 2조1534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월 2조1882억원, 3월 2조489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에쓰오일과 마찬가지로 자회사를 통해 정유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몰렸다. 4월 외국인의 SK이노베이션 순매수액은 633억원으로 전체 6위다.
조선주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종목별 4월 순매수액은 △현대중공업 868억원 △삼성중공업 477억원 △현대미포조선 445억원 △한국조선해양 287억원 등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외국인 순매수 종목 4위를 차지했다.
조선업도 통신업과 마찬가지로 올해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섹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조선주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선별적인 수주를 통한 영업이익 증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조선주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현대삼호중공업 90% △대우조선해양 47% △현대미포조선 42% △현대중공업 26% △삼성중공업 25% 등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올해 조선업 전망은 연초보다 밝다"며 "수주가 목표를 넘기고 신조선가가 계속 오르면 수주기대이익이 늘면서 주가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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