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8% 시대 온다…2030 청년 영끌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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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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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기준금리가 최소 2.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 8%까지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약 13년 전 수준의 대출금리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과 취약계층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부터 적용한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다. 지난해 말 3.710∼5.070%를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상단이 0.27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같은 기간 1.55%(신규 코픽스 기준)에서 1.72%로 0.17%포인트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 3월 기준 신규 코픽스 역시 한 달 새 1.70%에서 1.72%로 0.02%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900∼6.380%로 뛰었다. 상단이 1.402%포인트나 급등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3.428%로 1.169%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1등급 1년 만기를 기준으로 3.532∼5.180% 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 5%도 안 됐던 금리가 상단이 0.460%포인트 뛰면서 5%대를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 오름세는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등에 대응해 연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86%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재 6% 중반의 주택담보대출의 상단은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 가계 연간 이자 변동 규모는 3조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으로, 차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금액은 16만4000원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전날까지 0.25%포인트씩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8개월간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약 13조원으로 1인당 평균으론 약 65만원 수준이다. 만약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오를 경우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0조원, 1인당 평균으론 약 97만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미국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를 2.33%로 추정하고, 한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동조할 경우 국내 기준금리는 2.8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이 현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경우엔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적정 기준금리 차인 0.53%포인트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가 기존 1.25%에서 1.61%포인트 인상된 2.86%가 돼야 할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또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6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1.9%포인트 상승해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40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비율(57.4%)과 전체가구 수(2030만 가구)를 감안하면 가구당 이자부담은 345만원씩 늘어난다.

문제는 금리가 치솟을 경우 그동안 빚을 내 주식, 가상자산 등에 투자한 영끌족과 대출로 생계를 이어온 자영업자 등의 이자상환 부담 역시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 영끌족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2분기 2030 청년층 가계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12.8% 늘어 여타 연령층의 증가율(7.8%)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30대 가구주의 부채는 평균 1억1190만원으로 40대(1억2208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30대 금융부채 보유가구 비율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하며 76.8%를 기록했으며, 30대의 금융부채 또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9404만원을 기록했다.

2030 청년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연령별 차주 중 취약차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청년층이 6.6%로 다른 연령층(5.8%)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 취약차주 연체율도 지난해 1분기 말 5%에서 연말 5.8%로 타 연령층과 달리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그간 대출을 크게 확대했던 청년층 및 자영업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대출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하여 충당금 적립, 자본확충 노력을 강화하고, 정책당국도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증대가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과 소득 측면에서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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