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 '수정과', '폭탄주'.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 음료와 주류가 칵테일로 태어났다. 이름도 그대로다. 서울의 밤 문화를 공간에 녹였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분위기는 시간을 넘나든다. 최근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선보인 한국식 컨템퍼러리(현대) 바 '오울(OUL)'에 대한 얘기다. 가성비와 분위기를 모두 잡은 한식 바는 기존 호텔에서 만날 수 없었던 터라 더 눈길을 끈다.
오울은 지난 3월 23일 문을 열었다. 70석 규모로, 호텔 내 보칼리노 와인바를 한식 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색다른 경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개장 후 이곳은 MZ세대뿐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오울'은 서울의 영문자 'SEOUL'의 OUL에서 착안했다. 발음은 올빼미의 'OWL'과 유사하다. 호텔 관계자는 "잠들지 않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총주방장 이재영 셰프가 이곳의 모든 음식을 담당한다. 모든 칵테일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스피크이지 바 ‘찰스 H.’의 헤드 바텐더 키스 모시(Keith Motsi)와 시니어 바텐더 유승정이 책임진다.
이탈리아 아란치니 스타일로 재해석한 김치볼과 호텔 셰프가 직접 만든 수제어묵, 로브스터(바닷가재)가 들어간 떡볶이, 수제 수프와 육수를 활용해 만든 바다라면 등이 대표 메뉴다.
풍기 지역의 글루텐 프리 된장, 영양 지역 고춧가루, 자유방목 유기농 달걀 등 국내산 식재료도 십분 활용했다. 5성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1만원대에서 4만원대까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판매한다.
전통 감성을 담은 화채 스타일의 칵테일을 비롯해 크래프트 소주와 호박 코디얼, 정제 우유, 차이 티 등으로 맛을 낸 식혜를 비롯해, 크래프트 소주와 메이플 시럽, 훈제 크랜베리, 사과 사이다가 혼합된 폭탄주, 통에 숙성시킨 소주에 구운 계피 코디얼과 아로마 비터를 첨가한 수정과 등 전통 음료에서 착안한 칵테일은 꾸준히 인기를 끈다. 초록 칠리 소주와 김치 소금 및 주스로 맛을 낸 김치 하이볼 등 이색 칵테일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전통 막걸리부터 소주, 현대식 진과 위스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식 주류도 선보인다.
알레한드로 베르나베 포시즌스 호텔 서울 총지배인은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자리한 호텔에서 수준 높은 대한민국 전통음식과 다채로운 한국식 주류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오울’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MZ세대부터 광화문 인근의 직장인들, 비즈니스 및 관광차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층에 걸쳐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오울(OUL)이 있다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는 '포차'가 있다. 이곳은 아예 한국의 길거리 '포장마차'를 주제로 이색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포차는 제주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술 한 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비행기 이착륙 풍광도 눈에 담을 수 있다.
김치전과 돼지고기 녹두전, 해물 우동(가락국수), 제주 보말 막국수 등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제주 생막걸리뿐 아니라, 수박을 넣은 포차 펀치, 메론바 칵테일, 블루베리 또는 파인애플을 갈아 넣은 과일 막걸리도 판매한다.
포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제한받던 사적 모임인원과 운영시간이 전면 해제됨에 따라 포차 운영시간도 변동됐다. 주중에는 밤 12시 30분,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밤 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제주의 '밤 문화'를 오롯이 만끽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포차'라는 레스토랑 명칭대로 제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제주 전통 소주 '한라산'을 활용한 칵테일도 선보여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한라산 소주는 1950년에 태동해 4대째 내려오는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술이다. 해저 70m에서 뽑아 올린 제주 화산암반수를 이용해 만든다.
한라산 소주는 코로나로 인한 제한적인 운영에도 불구하고 개장(2020년 12월 18일) 이후 1년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에서만 무려 4만병에 가까운 판매(3만9644병) 실적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호텔에서 연간 소주 4만병 판매 실적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월드 클래스급 믹솔로지스트들이 참여해 선보인 한라산 소주 칵테일은 총 4종이다. '한라산 21'과 '허벅술'을 베이스로 한다.
포차에서는 한라산 21을 베이스로 애플민트, 살구 브랜디 등을 첨가한 '쏘히토', 이탈리쿠스(Italicus·리큐르), 레몬 주스 등을 첨가한 '살구 사워'를 맛볼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현지 식재료를 활용해 포장마차 느낌을 살린 이색 음식들을 선보인다. 전망 좋은 포차에서 가성비 높은 음식을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허벅술을 베이스로 한 프리미엄 소주 칵테일은 '제주 슬링', '제주 마가리타'로 쿠앵트로(Cointreau·오렌지향 리큐르), 레몬주스, 라임주스 등으로 만든다. 이 칵테일은 38층 '스테이크 하우스'와 '라운지 38', '유메야마'에서 판매한다. 허벅술은 제주의 화산암반수에 벌꿀을 넣어 빚은 뒤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시키는 저온 발효공법으로 만든 제주의 대표적인 명주다. 각종 국제 정상회의에서 만찬주로 자주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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