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수익성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인력 구조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가 줄면서 판매직과 캐셔 등과 같은 현장직 직원이 급감하는 반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면서 온라인 사업을 위한 인력 충원에는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롯데쇼핑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전년 대비 1749명 감소한 2만1042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2만5298명, 2020년 2만2791명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사업부별로는 백화점 직원이 4339명으로 전년 대비 399명 감소했고, 할인점(마트)은 1만2102명에서 1만1586명으로 516명 줄었다. 롯데슈퍼와 롭스, e커머스를 포함한 기타 사업부도 836명 줄어든 5117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인력 감축은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대상자 2000명 가운데 25%인 500명이 지원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2월과 11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차에는 70명이 퇴사했고 2차 130명까지 합치면 지난해 200여 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도 지난해 직원수가 2만4599명으로 전년(2만5214명) 대비 2.4% 줄었다. GS리테일 역시 지난해 직원수가 7848명으로 전년 7972명(GS리테일6961명+GS홈쇼핑 1011명)에서 124명 줄었다. 특히 슈퍼 사업부의 직원은 2019년 4129명에서 2020년 3041명, 지난해 2930명으로 2년 새 29%의 직원이 줄었다. 수익성이 부진한 직영 슈퍼마켓과 H&B스토어 '랄라블라' 점포를 정리한 영향이다.
반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유통산업 트렌드에 맞춰 이커머스 업체들은 개발자를 비롯한 인력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쿠팡의 임직원수는 6만6633명에 달해 1년 사이 9722명이나 늘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를 합산한 국민연금 가입자(5만9537명)를 뛰어넘는 수치다.
쿠팡은 2025년까지 고용 인력을 현재 대비 약 2배 수준인 1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해 3월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할 당시 기자회견에서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벽배송을 확대하고 있는 컬리는 마켓컬리의 서비스 고도화를 담당할 전문 테크 인력 선발을 목표로 테크 분야 전 직군에 대해 경력 개발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 인원은 총 세 자릿수 규모다. 앞서 롯데온도 지난해 말 대규모로 IT·UX 분야 경력직을 채용했다.
소비 지형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고용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점포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을 통해 기존 인력을 줄였다면 앞으로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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