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보아오포럼 아시아 연차 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서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연설에서 “냉전적 사고는 글로벌 평화의 틀을 파괴할 뿐이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는 세계 평화를 위협할 뿐이며, 집단 대립은 21세기 안보 도전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걸 사실이 재차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냉전 체제의 산물인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이어 전 세계 안위를 위해 △냉전식 사고·집단정치·진영대결을 반대하고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일방적 제재와 자국 국내법 적용 범위를 타국으로 확대하는 확대관할(長臂管轄) 남용을 반대하고 △각국의 주권 영토 보전을 존중해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각국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발전노선과 사회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서방국 중심으로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모색하며 중국을 글로벌 가치사슬 등에서 배제하는 행위에 대해서 쓴소리도 냈다. 시 주석은 "전 세계 각국은 운명을 함께 한 큰 배에 올라탔다"며 "거친 파도를 뚫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한 배를 타고 함께 가야 하며, 누구를 바다에 버리려는 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세계 평화와 경제 발전을 위해 아시아 지역의 단합을 촉구하며 각국이 함께 평화를 수호하고, 협력을 추구하고, 통합을 추진할 것도 강조했다.
이밖에 전 세계가 코로나19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완벽히 승리하려면 여전히 힘겨운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다만 최근 상하이 등 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며 방역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국내 현실이나, 그동안 대외적으로 중국이 선전해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마지막으로 시 주석은 '제로 코로나' 역풍으로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서도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 경제는 근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충분해 장기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회복의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고 더 넓은 시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 개혁 개방 자신감과 의지는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2022 보아오 아시아 포럼 연차 총회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다. '전염병과 세계 : 세계의 발전을 공동 추진하고 공동의 미래를 구축하자’는 주제로 열린 올해 포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42개 국가 및 지역의 1000여명의 각계 대표 인사들이 참석하며,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희 몽골 대통령,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 로드리고 드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알리칸 스마일로프 카자흐스탄 총리, 판캄 비파반 라오스 총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화상 연설을 진행한다.
한편, 보아오포럼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보아오포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스토리 구축' 세션에 화상으로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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