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 원자재 가격, 우크라 사태 종식에도 높은 수준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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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4-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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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24일 고공행진 중인 국제 원자재 가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구조적 수급불균형으로 상당 기간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해외경제포커스 내 '국제원자재시장 수급여건 점검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제 원자재 가격은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나타난 수급불균형 및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코로나 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은 '코로나 쇼크' 이후 빠른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탄소중립 기조 강화 등으로 원유증산에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감소 전망 등으로 투자를 축소하면서 OPEC+의 원유 감산규모 축소과정에서 원유 생산능력이 축소돼 실제 생산량이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 또 주요국들이 전기차 보급과 친환경에너지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이와 관련한 비철금속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전력난으로 인해 비철금속 생산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 김상훈 한은 조사국 국제종합팀 차장은 "전 세계 비철금속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자국 내 석탄생산과 수입 감소, 대체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 부족 등으로 올해 1~2월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며 "유럽도 최근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비철금속 제련업체들이 감산을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한 이 같은 에너지가격 상승이 비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고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감소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이 제련원가와 비료가격을 높여 비철금속과 더불어 곡물 가격의 추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이 축소되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김 차장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뿐 아니라 러-우크라 공급비중이 높은 니켈 등 비철금속과 밀, 옥수수 등 곡물 공급 차질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여기에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유럽국가들이 더 먼 지역으로 공급처를 변경하면서 물류비용도 확대 추세"라고 언급했다. 

한은 측은 이와 같은 복합적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생산비용 증가, 실질구매력 저하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을 통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은 측은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이 높긴 하나 향후 우크라 사태 종식은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단기적으로 원자재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구조적 수급불균형으로 높은 원자재 가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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