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시작된다.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와 1기 내각 18명의 장관 후보자 총 19명 가운데 몇 명이 살아남느냐에 윤석열 정부 향후 5년의 명운이 걸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정과 상식, 정의를 내세워 대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후보자들의 원만한 청문회 통과가 절실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송곳 검증'을 통해 대선 패배의 충격을 극복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5~26일 국회에서 열린다. 다만 민주당과 정의당은 '자료제출 부실' 등을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또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29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의 청문회가 시작된다. 3일에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4일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후보자들의 청문회도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4월 말, 5월 초 실시된다.
정치권의 관심은 과연 몇 명의 후보자가 최종 낙마하느냐에 쏠린다. 역대 정부 인사청문회를 보면 국무위원 전원이 새로 지명되는 1기 내각에서 낙마 사례가 유독 많았다. 다수의 후보자를 짧은 기간 살펴야 하는 새 정부의 '부실 검증'과 야당의 '날선 검증'이 겹친 결과다.
박근혜 정부는 초대 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지명된 지 5일 만에 사퇴하는 등 장관급 이상 낙마자가 5명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이 줄줄이 낙마하며 '인사 참사'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은 '아빠 찬스' 논란 등에 휩싸인 정호영 후보자를 최우선 낙마 대상자로 겨냥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 한동훈 후보자도 '검찰 공화국' 신호탄이라며 절대 불가 입장을 정했다.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한 총리 후보자 역시 공직 퇴임 후 제기된 '전관예우' 논란과 화가 부인과 관련된 '남편 찬스' 의혹 등을 이유로 통과가 쉽지 않을 분위기다. 장관과 달리 국무총리는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헌법에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명문화돼 있어, 171석 민주당의 동의 없이 총리 임명은 불가능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각종 의혹제기를 '무책임한 흑색선전',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축하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도 정호영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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