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기 말까지 각종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소회를 밝힐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 초청 만남 행사를 개최한다. 문 대통령 재임 중 출입기자단 초청 간담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0월 녹지원에서 간담회를 연 바 있다.
특히 여야가 국회의장 중재로 합의한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에 대한 견해를 밝힐지 관심사다.
지난 22일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극적 합의를 이루며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일단 경우의 수에서 벗어났다. 중재안에는 검찰 직접수사 분야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개에서 부패·경제 2개로 축소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 발족할 경우 2개 분야의 직접 수사권마저 완전히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내에서는 검수완박을 둘러싼 이견이 노출되는 등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검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중재안이 나오게 된 과정 및 경과를 비롯해 검찰 차원의 대응방안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여야 합의 이후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고등검사장 등 지휘부도 일괄 사표를 낸 상태다.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총장 및 지휘부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국회와 검찰의 소통을 강조하며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할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1·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된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정 전 교수 지지자들이 무죄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달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임기 마지막으로 특별사면을 단행하느냐를 두고도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려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양측의 회동 테이블에는 사면 문제가 오르지 못했다.
이후 사면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으나 최근 종교계 및 시민사회 원로들이 사면을 요청하며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특사의 명분은 임기 말 국민통합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최근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은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탄원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 진영의 상징적 인사들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들은 정 교수에 대해서 건강악화 우려 등을 이유로 사면을 요청했다.
정 전 교수는 최근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입학 취소 결정이 나온 이후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으로 이송돼 정밀 검사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까지 사면을 요청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송 신부는 1972년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로, 문 대통령의 ‘멘토’인 것은 물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기도 했다.
불교계 청원에 앞서 송 신부를 비롯해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이 정 교수와 이석기 전 의원의 사면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 임기 종료 전날인 내달 8일이 석가탄신일이라는 점에서, 마지막 사면의 기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마지막 결단의 시간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JTBC 유튜브 캡처]
JTBC는 유튜브 예고편을 통해 신·구 권력 갈등에 대한 견해,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관련 입장, 남북 관계 등에 대한 질문들의 문답이 오갔음을 공개한 바 있다.
다음 달 첫째 주에는 청와대와 KTV가 문재인 정부 영상백서의 일환으로 제작한 문 대통령의 인터뷰가 담긴 특별편 영상이 공개된다.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지난 5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소회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 도약을 이뤄낸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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