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식 재개한 대형마트, 모처럼만의 활기… '성급한 조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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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4-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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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마트 식품 매장에서 시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김유연 기자]


"거의 2년 만에 고기 냄새 풍기는 겁니다. 시식하고 가세요."

25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마트 식품 매장을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스크를 쓴 시식 코너 직원은 목소리를 높여 손님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7개월가량 금지됐던 대형마트 시식·시음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이날부터 가능해지면서 매장 곳곳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평일 오후 시간이라 비교적 매장이 한산한 편인데도 시식 코너 주변으로는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마트 식품 매장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가 해제된 후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김유연 기자]


각 시식 매대에는 '시식 중 사람과 간격을 1m 이상 유지할 것, 시식 후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할 것, 시식 중 대화를 자제할 것' 등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오랜만에 재개된 시식·시음 매대에서 자유롭게 음식을 시식하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주부 최지연 씨는 "이제 시식과 시음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반갑다"면서 "이렇게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손님이 늘면서 접객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들 역시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일하기 시작했다는 직원 장모 씨는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다"면서 "시식과 시음이 가능해지면서 쇼핑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져 덩달아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식품 매장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김유연 기자]


인근 홈플러스도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식 행사를 시작했다. 작은 종이컵에 반찬용 김이 한 조각씩 담겨 있었고 판매원은 “맛있는 김 맛보고 가세요"라며 고객들에게 시식을 권유했다. 

상품을 둘러보던 주부 박정숙 씨는 "그동안 마트에서 맛볼 수가 없어 늘 먹던 것만 구매해왔다"며 "직접 맛을 보고 타사 제품과 비교해 보고 다양한 제품을 살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상 회복 조치가 당장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엔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식품업계는 신제품을 비롯해 주요 제품에 대한 매출 상승 기대감을 드러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은 먹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시식이 가장 좋은 마케팅 홍보 수단"이라며 "실내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제품 매출 회복과 신제품 출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내 취식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다. 시식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데다 현장에서 취식 중 사람 간 간격 1m 이상 유지가 지켜질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날 장을 보러 왔다는 한보연씨는 "아직까지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시식을 진행하기 좀 그렇다"면서 "취식 중 간격도 1m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기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백화점, 영화관, 실내공연장 ,실내스포츠관람장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취식도 허용된다.

다만 안전한 시식·시음을 위해 취식 특별관리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시식·시음 코너 간 거리는 3m 이상, 취식 중 사람 간은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고 안내방송을 시간당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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