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한층 더 강화된 매파적 행보에 급락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영향이 이어지며 코스피는 2700선이 다시 깨졌고, 코스닥 지수도 한 달여 만에 9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반대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며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58포인트(1.76%) 내린 2657.13으로 장을 마쳤다. 2700선이 무너진 건 지난 4월 18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97억원, 347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1조64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2% 넘게 내리며 899.8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6일 891.88을 기록하며 900선을 밑돈 지 한 달여 만이다.
이날 국내 주가 급락은 뉴욕증시 하락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81.36포인트(2.82%) 급락한 3만3811.40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은 지난 2020년 6월 11일에 기록한 1861.82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77%가 밀린 4271.78을, 나스닥 지수는 2.55% 하락하며 1만2839.29로 부진했다.
미국과 국내 증시 급락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한층 더 강해진 매파적인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그는 5월 0.5%포인트(50bp) 금리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3월은 인플레이션 피크는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주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 성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 Watch)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는 5월 4일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 확률을 95.4%로 전망했다. 이는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또한 다음 회의인 6월 15일에 추가적으로 75bp 인상 가능성이 70.9%, 50bp 인상이 27.9%로 기록돼 연준의 매파적 행보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6월 75bp 인상 가능성도 반영 중에 있다”며 “금융시장의 반응이 Fed의 코멘트보다 앞서가며 증시에 대한 하방 압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제로(0) 코로나 기조에도 베이징 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추가 봉쇄에 대한 우려 또한 글로벌 금융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베이징 봉쇄 우려가 추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전장 대비 -5.13%로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위안화 평가 절하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장중 1250.1원을 기록했으며, 이날 10.8원(0.87%) 오른 1249.9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종료 이후에도 4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피크아웃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6월 FOMC까지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을 시장 참여자들은 떠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에도 긴축 발작 후유증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 및 기술적 지표 상으로 청산 유인은 낮다”면서 “2700선 이하에서는 분할 매수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