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연준, 경기 연착륙 이끄는 '중립금리' 파악에 난항 겪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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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4-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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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이션 치솟을 경우 중립금리 4%에 달할 수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중립금리를 파악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목표는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까지 올리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토론에서 "우리는 금리를 올릴 것이며 보다 중립적인 수준까지 신속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오는 5월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가량 올리고 9조달러 가까이 불어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전망이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상적 수준의 금리를 일컫는다.
 
그러나 WSJ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며 “심지어 평상시에도 아무도 이 이론적인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은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악재가 산재해 있는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립금리를 파악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리서치업체 TS롬바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는 "연준은 시간이 지난 뒤에나 중립이 어디인지 안다"며 연준이 먼 미래에나 중립금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특히 WSJ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판단보다 중립금리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목 중립금리는 실질 중립금리에 인플레이션, 즉 실질 물가상승률을 더한 금리이다. 그런데 실질 물가상승률은 사후적으로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명목 중립금리를 현재로써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명목 중립금리를 4%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는 실질 중립금리 2%에 물가상승률 2%를 더한 수치다. 이후 실질 중립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돼 명목 중립금리를 2~3% 수준으로 낮춰 추산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면 명목 중립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WSJ는 인플레이션율이 3% 가까운 수준이 되면 명목 중립금리는 2.5%가 아니라 3.5%에 가까울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연준은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4%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연준 내부에서도 연내에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을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TS 롬바르드의 블리츠는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지만 경기를 둔화시킬 정도로 실질금리를 올리지 못했던 1978년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그들(연준)은 '이 정도면 충분해, 이정도면 충분해'라고 계속 생각했지만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계속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3월만 해도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75% 수준까지 올려 경기를 연착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식품·에너지 제외)가 2%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2월 PCE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1983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이런 가정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은 "3월에 그들(연준)의 예상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25% 수준으로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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