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 아주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가 27일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를 종양살상세포로 활용하는 범용 항암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철호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함께 참여한 연구 관련 논문은 ‘항체를 이용해 표적 암세포의 세포질 내로 바이러스 항원 에피톱을 전달하는 면역 항암요법’으로 암 분야 저명 학술지 '분자암(Molecular Cancer)' 지난 22일자에 게재됐다.
아주대 연구팀은 ‘체내에 이미 형성된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를 이용해 암을 치료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사실 우리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혹은 거대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큰 문제 없이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것은 체내에서 바이러스 특이적 세포독성 T세포가 활성화돼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항바이러스 CTL은 인체 내에 기억 T세포로 다수 존재하는데, 암세포의 경우에는 인식을 하지 못해 제거가 불가능하며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려면 마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바이러스 항원을 암세포 표면에 제시, 바이러스 특이적 CTL로 하여금 암세포를 바이러스 감염세포로 인식하여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바이러스 항원 CTL 에피톱을 표적 종양세포의 세포질에 전달하여 암세포 표면에 제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주대 연구팀은 지난 수년 간 연구해온 ‘세포 침투 항체’ 기술에 바이러스 항원 CTL 에피톱을 융합한 항암 백신 융합 항체를 개발했다. 표적 암세포 표면에 바이러스 항원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팀은 거대세포 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유래 항원을 항암 백신으로 개발하고자 시도했다. 전 세계 인구의 60~90%가 거대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CMV-특이적 CTL이 활성화된 기억세포로 체내에 높은 빈도로 존재,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CMV 항원을 탑재한 세포질 침투 항체가 특이적으로 타깃 암세포 표면에만 CMV 항원을 제시하고, 표지된 암세포가 건강한 인간의 혈액에서 유래한 CMV-특이적 CTL에 의해 인식되고 살상되는 것을 규명하였다. 더불어 마우스의 인간 종양 이식모델에서도 이 융합 항체가 종양 성장 억제를 효과적으로 유도함을 확인했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용 항암 백신 기술은 환자 개인별 맞춤형 암특이 신항원을 규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이 높고 확장성이 떨어지나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환자의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 존재 여부만을 빠르게 진단한 뒤, 많은 환자에게 범용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큰 치료용 항암 백신 기술로 볼 수 있다.
김용성 교수는 “거대세포 바이러스 이외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등 백신을 맞아 항바이러스 면역세포가 체내에 존재하는 여러 바이러스 항원을 암세포에 제시, 다양한 종양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용 항암 백신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며 “기존의 환자맞춤형 항암 백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다른 면역 항암 요법과 병용 치료도 가능해,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적 기술로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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