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텐트 업체 엠아이텍, 美 보스턴사이언티픽에 매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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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4-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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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사이언티픽, 최종 가격 협의 단계··· 주당 1만4000~1만5000원에서 결정 전망

  • 비혈관 스텐트 국내 1위 기업··· 보스턴 인수 뒤 취약 지역이던 북미 시장 진출 탄력 예상

엠아이텍 CI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엠아이텍 매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보스턴사이언티픽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막바지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보스턴사이언티픽이 코스닥 상장사 엠아이텍 인수 초읽기에 들어갔다. 딜은 5월 말 클로징 예정이며 거래 가격은 주당 1만4000~1만5000원이 될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시너지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지분 63.73%(2008만주)다. 

회사는 지난 15일 최대주주인 시너지이노베이션이 주식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거래상대방 및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는 보스턴사이언티픽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행된 엠아이텍 인수전에는 미국의 보스턴사이언티픽, 일본의 올림푸스 등 2개사가 참여했다. 공시에서 밝힌 협상 기한은 최대 8주였으나 현재 대략적인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져 5월 중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엠아이텍은 비혈관 스텐트 시장에서 국내 1위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스텐트는 혈관이나 소화기관에 삽입해 폐색 증상을 치료하는 의료기구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혈관용 스텐트와 달리 비혈관 스텐트에서는 국내 기업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위치를 갖고 있다. 자동화 공정을 통해 교차(크로스) 방식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해외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수작업으로 와이어를 연결해 고리(훅)를 만드는 '크로스&훅'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크로스&훅 방식 스텐트는 마찰로 인한 이탈 위험이 적고, 유연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좁은 소화기관 등에 삽입해도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보다 덩치가 작은 국내 기업들이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엠아이텍은 국내 최초로 비혈관 스텐트 개발에 성공하며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98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며 일본과 브라질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수를 추진하는 보스턴사이언티픽은 비혈관 스텐트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는 수작업 방식으로 생산되는 엠아이텍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스턴사이언티픽 역시 이 점을 고려해 엠아이텍 제품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엠아이텍을 인수할 경우 비혈관 스텐트 1위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엠아이텍 역시 보스턴사이언티픽에 인수될 경우 북미 시장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엠아이텍은 매출 503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5.0%, 100.0% 성장한 수준이다. 다만 매출 상당수는 북미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북미 시장 매출액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엠아이텍은 현재 올림푸스와 협력해 북미 시장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한편, 이번 매각으로 최대주주였던 시너지이노베이션은 10배 이상의 차익을 거두게 된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 동아쏘시오그룹으로부터 엠아이텍 지분 98.96%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8년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회사를 상장시켰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235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350만주의 구주매출을 통해 157억원가량을 회수했던 점을 고려하면, 300억원을 들여 이번 매각 금액까지 최대 3157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의료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텐트 등 의료기기는 최종 사용자인 의료진의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선호가 잘 바뀌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보스턴사이언티픽이 인수한다 하더라도 기존 협력사와는 관계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히려 북미 시장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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